[조용준의 마켓뷰] 2~3월 상승 추세 변곡점 … 주식 비중 높이는 역발상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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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새해가 되면 새로운 성장에 대한 기대로 연초 주가가 오르는 현상을 ‘1월 효과’라고 한다. 하지만 올해에는 1월 효과를 기대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당장 눈앞에 악재가 커 보인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주요국의 신용등급 하락이 예상된다. 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등) 국가의 국채 만기가 2월부터 대규모로 몰려 있다. 유로 지역의 재정건전화를 위해 구조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경기위축 역시 불가피해 보여 세계 경기의 침체 속도가 가속화할 우려도 크다. 또 지금껏 증시를 받쳐 올린 미국의 경기회복 분위기도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단기적인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북한 권력 교체나 이란 문제 등도 증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대부분 경제 관련 기관이 올해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전망한다. 상반기에는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이탈리아 국채 만기가 몰려 있는 2~4월은 유럽 재정위기의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답은 양적 완화가 될 것이다. 다만 유동성 함정에 빠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금융시장의 자생력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양적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 유럽중앙은행(ECB) 자산은 몇 달 사이 7000억 유로가량 늘어나 2조7300억 유로가 됐다. 지난주에만 2140억 유로를 유럽의 주요 은행에 푼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국채 만기 위기에서 벗어나면 시장의 관심은 주식시장으로 옮겨갈 것이다. 증시에서는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과 늘어난 유동성(수급)이 관건이다. 그동안 주가가 조정받은 가장 큰 이유는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유동성 함정이었다. 하지만 올 1분기가 시장 정상화로 가는 변곡점이라면 주가도 1분기가 바닥이 될 가능성이 크다. ECB는 추가로 돈을 더 풀고 금리도 한두 차례 더 낮춰 시장의 수급을 강화할 것이다. 중국도 추가적인 지급준비율 인하와 함께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커졌다. 무엇보다 여러 가지 경제 여건과 주요 국가의 경기부양책을 감안할 때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 이후에는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경기 모멘텀 역시 ‘1분기 주가바닥론’을 지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시기적으로 보면 1~2월에는 앞서 말한 악재의 영향력이 더 클 것이다. 그러나 2~3월에는 악재보다 터닝포인트에 대한 기대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연간으로 본다면 1~2월 저점에서 주식 비중을 늘리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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