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이슈] 투기 바람 부는 섬도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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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과 텃밭 정도를 제외하고 땅이 모두 외지인 손에 넘어갔어. 이젠 팔 땅이 없어 오히려 거래가 뜸한 상태지."

전북 군산시 고군산군도의 중심인 선유도. 이장 조기환(65)씨는 "이 작은 섬(2㎢)에 투기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고 했다.

선유도는 새만금 방조제 완공으로 군산 시내와 바로 이어지게 됐다. 전북도는 지난해 이 섬을 중심으로 2020년까지 국제해양관광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개발계획에 수십년간 감소 추세이던 선유도 인구는 지난 1년간 484명에서 506명으로 늘었다. 섬의 67%가 이미 외지인 손에 넘어갔다. 10년 전 평당 2만~3만원 하던 땅값은 현재 100만원까지 뛴 상태다.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형도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시화호 간척사업으로 호수 안의 섬이 된 곳이다. 이 섬의 인구는 지난 1년간 85명에서 356명으로 늘었다. 시화지구 개발계획이 발표되면서 갑자기 240가구가량이 전입해 들어온 것이다.

목포대 김준 연구교수는 "무차별한 개발로 자연경관이 망가질 대로 망가지면서도 투기꾼만 이익을 챙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은미 인턴기자 이화여대 언론정보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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