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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현정은 ‘잠깐 조문’ … 김정은, 감사의 뜻 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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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운데)가 2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조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 여사의 셋째아들 홍걸, 큰며느리 윤혜라, 이 여사, 둘째아들 홍업, 장손 김종대씨. 이 여사와 김정은의 별도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평양 AP=연합뉴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조문하기 위해 26일 방북한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89) 여사와 현정은(56) 현대그룹 회장이 이날 오후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만났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미망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김정은 부위원장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표시했고, 김 부위원장이 이에 깊은 사의를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조문에는 김 부위원장이 상주로 국가장의위원들과 함께 빈소를 지켰으며 이 여사와 현 회장이 김 위원장의 영전에 조의를 표시하고 안치된 시신을 돌아봤다.

 조선중앙통신은 “이 여사는 조의록에 ‘김정일 국방위원장님께서 영면하셨지만 6·15남북공동선언의 정신을 이어 하루속히 민족통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썼으며 현 회장은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 노력해주신 국방위원장님을 길이 길이 우리의 마음속에 기억할 것이다’고 적었다”고 보도했다.

통일부는 “조문단은 이날 오후 6시20분 조문한 뒤 6시30분 숙소인 백화원 초대소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금수산기념궁전과 조문단의 숙소인 백화원 초대소는 승용차로 5분 거리에 있다.

 앞서 이 여사와 현 회장 등 18명으로 구성된 조문단은 이날 오전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출발해 육로로 방북했다. 통일부는 “낮 12시에 평양에 도착한 조문단은 오후 1시 북측 인사들과 오찬하고 휴식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가운데)과 장경작 현대아산 사장(왼쪽), 김영현 현대아산 관광경협본부장이 조문하고 있다. [평양 AP=연합뉴스]

 이날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회장의 방북은 일단은 순수 조문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지도자에 오른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의 별도 면담으로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도 나왔지만 ‘돌파구’는 없었다.

일각에선 김정은이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주역인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 여사와 금강산 관광 등 대북사업 총책임자인 현 회장을 만나 자신의 대남정책 입장을 밝힐 것이란 관측도 나왔었다. 이 여사도 윤철구 김대중평화센터 사무총장을 통해 “저희 방북이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었다. 김 부위원장과 조문단이 몇 분간 나눈 대화 내용도 ‘조의’와 ‘사의’ 표명 외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조문단은 마중 나온 이종혁(통일전선부 부부장)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부위원장 등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협의를 했을 수도 있다. 이 부위원장은 평양으로 이동하는 두 시간여 동안 조문단과 동행했다. 오찬도 함께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조문단 숙소를 영빈관인 백화원 초대소에 마련하는 등 전직 영부인에 대한 예우를 했다. 백화원 초대소는 2000년 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 부부가 숙소로 사용했던 영빈관이다. 조문단은 27일 오전 평양을 출발할 예정이다.

정용수 기자, 도라산=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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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 통일전선부 부부장
조문단과 2시간 넘게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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