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경협의 마지막 보루로 남아 있는 개성공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발표 사흘째인 21일 돌발상황 없이 정상 가동됐다. 북측 당국이 직접 나서 조업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신경 쓴 결과라는 게 입주기업들의 전언이다.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옥성석 부회장은 “개성공단을 담당하는 북한 지도총국이 입주기업 대표자들에게 김 위원장의 사망 관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측이 입주기업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이례적으로 우호적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며 “ 가동 중단 같은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개성공단 근로자들은 근무시간 중 조를 짜 돌아가며 1~2시간씩 공단 내 지도총국 사무소에 설치된 김 위원장 분향소에서 애도를 표했다. 근로자들이 분향을 위해 개성시나 개풍군 등으로 멀리 이동하지 않도록 지도총국이 조치한 결과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섬유업체 관계자는 “기업별로 근로자들이 분향소에 들를 수 있게 배려했고, 근로자들은 그 시간만큼 초과 근로를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 4만8000여 명은 보통 오전 7~8시에 출근해 오후 4~5시에 퇴근한다. 이날은 출근은 평소대로 했지만 분향소에 들른 근로자들은 1~2시간씩 늦게 퇴근했다.
입주기업들은 그러나 김 위원장의 장례식과 대규모 추모대회가 각각 예정돼 있는 28일과 29일은 공식 휴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북측의 공식 요구는 아직 없었고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지도총국은 급한 회사는 생산 활동에 전념할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