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정 보건복지부장관 서울구치소 방문

중앙일보

입력

최선정 (崔善政)
신임 보건복지부장관은 아주 바쁜 이틀을 보냈다.

그는 8일 저녁 서울의 의협회관을 예고없이 방문해 대화 재개를 제의한 데 이어 9일 오후 1시20분 경기도 의왕시의 서울구치소를 방문했다.

김재정 의협회장.한광수 의협회장직무대행.최덕종 의쟁투위원장 대리 등 구속된 의료계 지도자 3명을 번갈아 만났다.

저녁에는 전공의와 전임의 대표들을 만나자고 제의했다. 24시간동안 쉬지않고 의료계를 접촉했다.

의사협회 집행부가 재폐업을 선언하고 의대 교수들이 속속 외래진료를 거부키로 하는 등 최악 의료공백이 가시화된 9일. 의료계와 정부는 돌파구를 찾아 숨막히는 하루를 보냈다.

의료계는 곳곳에서 폐업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모임을 갖고 투쟁의지를 다졌다. 정부는 이한동 (李漢東)
총리 주재의 긴급 관계장관 회의를 여는 등 사태해결에 골몰했다.

◇ 의료계 = 오후 1시 서울의대 교수들이 포문을 열었다.

10일 외래진료 거부라는 극약처방을 냈다. 8일 밤 의사협회 상임이사회가 재폐업 유보 방침을 바꿔 11일부터 재폐업을 선언하자 즉각 힘을 보탠 것이다.

다른 의대 교수들이 외래진료 거부에 동참할 가능성이 커졌다. 따라서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일부 기능만을 남기는 사실상의 진료마비가 불가피해졌다.

같은 시각 서울동부이촌동 의협회관. 전국 전공의비상대책위 대표들이 모였다. 12일 폐업을 선포하는 전국 의사대회에 적극 참여했다. 약사들의 임의조제 등 감시단도 운영키로 했다. 지역의사회도 곳곳에서 모임을 가졌다.

◇ 정부 = 구치소에서 의협 수뇌부를 만난 崔장관은 "의료질서를 확립하자는 데는 같은 생각이지만 방법에 차이가 있는 것같다" 면서 "행동이 아닌 대화로 해결하자" 고 제의했다.

金회장은 "원칙에 충실한 의약분업을 하고 전공의와 전임의에게 희망을 달라" 고 주문했다.

崔장관은 이에 공감을 표했다. 의사가 사회적으로 존경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하고는 곧바로 서울 서초동 약사회관으로 달려갔다.

오후 5시에는 이한동 총리가 나섰다. 예정에 없던 관계장관 대책회의를 열었다.

막후 움직임도 있었다. 이날 낮 의협의 모 간부는 예고없이 복지부를 찾아 의협의 입장을 전달하면서 정부의 의견을 들었다.

검찰은 전면 재폐업 결의를 주도한 의협 상임이사 15명과 의권쟁취투쟁위 간부 등을 사법처리키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재폐업 참여도는 1차 폐업때 보다는 떨어질 것" 이라며 협상 타결을 기대했다.

검찰은 전임의들의 폐업을 주도한 혐의로 전임의협의회 윤종현 (尹鍾顯)
공동대표를 금명간 소환조사키로 했다.

신성식.장정훈.박현영 기자 <sssh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