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받는 외국인 인터넷투자금지에 관한 인도네시아의 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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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관련 사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금지조치를 인도네시아 정부가 내림에 따라 인도네시아 멀티미디어회사들은 지금 달아오르고있는 국내 기술붐에서 낙오되지 않을까라는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이 9일(이하 자카르타 현지시간) 보도했다.

한편 외국인 투자자들도 인터넷 관련사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금지조치를 명한 압둘라만 와히드 대통령의 조치는 그렇지않아도 자금에 목말라하는 인도네시아 경제에 감로수 역할을 하게될 외국인자본의 인도네시아 유입에 절대적인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점쳤다.

인도네시아 최대 인터넷 포털사를 소유하고있는 미국 그룹회사의 계열인 바타비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사의 패트릭 앨렉잰더는 "인도네시아는 자해행위를 했다. 왜냐하면 인터넷은 아직도 외국자본이 인도네시아 진출에 관심을 쏟고있는 분야이기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0일에 내려지고 지난주에 공식발표된 와히드대통령의 포고령은 인도네시아 국내 TV방송,라디오방송,케이블TV,인쇄매체,멀티미디어분야등에 대해선 외국인자본의 추가 투입을 금지한다고 선언하고있다.

인도네시아 통상산업부는 이 조치는 국내 기업의 발전을 촉진하기위해 취해진 외국인 투자규제에 관한 광범위한 조치중 일부분이라고 밝혔다.

통상산업부 통신 미디어국의 리자 프리마디는 "이번 조치는 임시적인 것으로서 기존 운영업자들이 강해지기만 하면 언제든지 재검토할 수 있다"면서 인도네시아 멀티미디어에 이미 투자를 한 소수 외국인 자본은 강제로 자본을 철거당하는 일이 없을 것이며 앞으로도 증시를 통한 외국인 자본의 진출은 허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인터넷회사들도 와히드정부의 조치는 미진한 자국 정보기술 수준에 비춰볼 때 완전히 찬물을 끼얹는 어리석은 것이라고 맹비난을 퍼붓고있다.

빚투성이 국가의 어려운 재정상태를 충분히 인식하고있는 인도네시아 인터넷 벤처기업들의 대다수는 아예 외국인 자본에 젖줄을 의존해 온 터에 와히드의 조치로 앞으로 기업생존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히고있다.

인터넷 포털운영업체이자 웹사이트 개발업체인 아그라콤은 최근에 운영자금 160만달러를 국내외 투자가로부터 끌어와 사용하고있으나 앞으로 수개월간은 성장목표달성을 위해 추가로 자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그라콤 CEO 누크만 루드피는 "만약 외국인의 투자를 얻을 수 없게되면 할 수 없이 매우 어려운 시장인 증시로 가서 주식이나 사채를 발행해야한다"면서 "이번 와히드의 조치는 무원칙한 그의 경제정책의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바타비아 인베스트먼트의 알렉잰더도 자기 그룹이 인도네시아 인터넷 포털사인 아스타가닷컴사에 투자한 5백만달러의 투자가 안전한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추가 투자계획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아스타가닷컴은 등록된 회원수만 28만5천에 이르고 매일 웹 방문 페이지수만 70만에 이른다.

인도네시아 멀티미디어에 진출한 상당수의 투자자들은 이번 와히드의 조치는 실행상 문제가 많음도 지적하고있다.

다시말해 인도네시아 법인체에 외국인 자본의 투자가 금지된다면 인도네시아 국내 영업은 계속하면서 회사본점을 해외로 옮기는 편법을 쓸 수 있는데 그렇게되면 인도네시아 경제를 외국인이 사실상 지배하면서 인도네시아인 고용숫자만을 줄이게 되는 불이익을 당하게된다는 것이다.

인터넷 게이트웨이 운용업체인 아시아게이트웨이닷컴사의 히다야트 자티는 "회사 경영자는 시간과 공간이 맞지 않을 때엔 회사 본점을 자유자재로 옮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와히드의 조치는 전임 수하르토대통령의 집권 32년동안 질식상태였던 정보를 자유롭게 흐르도록 해야겠다는 취지에서 새로 제정된 인도네시아 미디어법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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