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뚝이 2011] 요트 세계일주 윤태근 … 도가니 감독 황동혁 … 환경 파수꾼 최예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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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올해도 한국사회는 요동쳤고 그 여파인지 삶은 때론 힘겨웠다. 하지만 우리 사회엔 꿈과 희망, 용기를 주는 이들이 있어 삶의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요트를 타고 20개월 만에 세계일주에 성공한 윤태근 선장, 영화 ‘도가니’로 추악한 사회상을 폭로한 황동혁 감독, 환경파괴 현장에 과감히 뛰어든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을 ‘2011사회 새뚝이’로 뽑았다.

윤태근 선장

요트를 타고 세계일주에 성공한 윤태근 선장이 19일 부산 해운대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2012년 새해 포부를 밝히며 환하게 웃고 있다. 윤씨는 무기항 세계일주와 남극 항해를 준비 중이다. [송봉근 기자]

요트를 타고 단독으로 세계일주에 도전하는 것은 용기와 항해술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지독한 외로움을 이겨내는 정신력을 갖추고 만만찮은 항해 비용까지 해결해야 하는 고난도 여정이다. 20일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만난 윤태근(49) 선장의 머리카락은 하얗게 세어버렸다. 그가 11.3m(약 37피트)짜리 요트 ‘인트레피드(Intrepid·두려움을 모르는)’호를 타고 수영만을 떠난 것은 2009년 10월 11일. 605일(1년8개월) 만인 올 6월 7일 귀항했다. 요트 단독 세계일주로 한국 국적의 요트가 한국을 떠나 한국으로 돌아온 것은 처음이다. 윤 선장은 부산∼동남아시아∼인도양∼홍해∼수에즈 운하∼지중해∼대서양∼남아메리카∼태평양∼일본∼부산까지 28개국을 거쳐 5만7412㎞를 항해했다.

 그는 2003년부터 요트를 몰고 대한해협을 건너가 한국의 구매자에게 새 요트를 배달하는 운송대행업을 하면서 세계일주 꿈을 키웠다. “요트를 타면서 내가 사는 지구를 한번 돌아보고 싶다는 간절한 꿈이 생겼다”는 게 동기다. 그는 요즘 세계일주 경험을 전파하는 고급 항해교실을 무료로 열고 있다. 희망자를 모아 제주도나 태국 등 장거리 요트 항해도 자주 떠난다. “하나의 꿈을 이뤘으면 새로운 꿈에 도전해야죠.” 윤 선장은 항구에 들르지 않는 무기항 세계일주와 알래스카와 남극 항해를 준비 중이다.

부산=김상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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