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블루 사이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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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블루 사이공〉이 5년만에 무대에 오른다.

극단 모시는 사람들(대표 김정숙)은 공연예술기획 이일공과 함께 한국전쟁 발발 50주년, 베트남전쟁 종전 25주년을 맞아 블루 사이공을 8월12일부터 31일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1996년 초연 당시 '한국 뮤지컬사에 새 장을 열었다'는 평을 얻으며 같은 해 백상예술상 대상과 작품상·희곡상 3개 부문을 휩쓴 작품이다.

'블루 사이공'이라는 제목은 푸른 군복의 이미지와 청춘·우울을 상징한다.

베트남전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브로드웨이의 〈미스 사이공〉과 비슷하지만 전쟁의 참혹함과 상처, 그리고 치유와 화해에 포커스를 맞췄다.

고엽제 후유증으로 병상에서 죽어가는 베트남 참전용사 김문석 상사. 혼수상태에 빠진 그에게 한국전쟁부터 현재까지의 지난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함경북도 북청에서 10살때 맞은 6.25의 비극, 베트남 파병과 월남 여간첩 후엔과의 사랑. 적으로 대치한 베트남 여간첩 후엔과 그의 오빠 막드엉을 비롯한 베트콩의 사전 공작으로 그를 제외한 중대원 전원이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혼자 살아남은 김상사에게 남은 것은 죄책감과 고엽제로 인한 고통뿐이다.

죽음을 앞둔 김상사는 마지막으로 과거속에서 인연을 맺었던 모든 사람들과 화해를 하고, 고엽제 후유증을 물려받은 딸과 그의 라이 따이한 아들이 손을 마주잡으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작·연출을 맡은 김정숙 극단 모시는 사람들 대표는 "초연때 고엽제, 즉 군인들에 포커스가 맞춰졌다면 이번엔 미국에 의한 학살사건, 따이한에 의한 베트남 학살문제 등을 일으킨 '전쟁'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한다. 올 연말쯤 베트남공연도 준비중이다.

리얼한 전투장면과 베트남의 민속축제인 제등행렬, 화려한 '아오자이' 의상쇼 등 볼거리와 감초같은 코믹이야기들이 어우러진다.

초연시 김상사역을 맡았던 손병호씨와 후엔역의 강효성씨가 다시 주연을 맡고, 다른 배역들은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30여명의 뮤지컬 배우들이 출연한다.

음악·작곡은 권호성, 음악감독은 〈명성황후〉에 참여한 박칼린이 맡는다.

슬프고 웅장한 테마곡과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울릉도 트위스트' 등 귀에 익은 대중가요, 팝송들이 당시를 추억하게 한다.

동숭아트센터 오후 7시30분, 금·토·일요일 및 공휴일 오후 4시·7시. 02-766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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