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중국 증시 역사적 저점 … 선진국 자금 흡수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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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지난 주말 본지와 인터뷰를 한 메다 새먼 피델리티 월드와이드 인베스트먼트 투자담당 이사가 내년도 중국과 아시아 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지금 중국 증시는 역사적 저점”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저성장 속에 8%대의 성장을 할 수 있는 나라는 중국밖에 없다. 지금 중국 증시는 역사적 저점이다.”

 세계적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 월드와이드 인베스트먼트의 메다 새먼 투자담당 이사는 “이번 ‘중앙경제공작회의’를 통해 경제정책의 중심이 물가관리에서 경제성장으로 바뀌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중국의 정부 정책이 시장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정부가 성장을 ‘관리’하겠다는 의미를 내비친 점에서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기대된다”며 “내수가 활기를 띠면서 경제의 연착륙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다는 현재 피델리티 월드와이드 인베스트먼트에서 아시아지역 주식투자 업무를 총괄하고 있으며, ABN암로·프루덴셜 등에서는 중국·인도·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 리서치 업무를 담당한 전문가다.

 그는 내년도 중국 증시의 재평가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기업들이 위기를 거치며 구조적으로 탄탄해졌고, 내수가 살아나면서 실적도 좋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간 증시 침체로 주가는 제값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메다는 “그간 중국 증시를 짓누르던 유럽 재정위기 리스크는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며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선진국에서 자금이 빠져나와 중국으로 흘러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중국의 물가 급등 가능성에 대해서도 “한때 6.5%까지 올랐지만 지난달 4.2%까지 떨어지는 등 인플레이션 압박이 확연하게 줄었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다른 아시아의 성장 축인 인도에 대해서는 당분간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인도는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수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물가는 잡지 못하고, 오히려 성장세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에너지가격 상승으로 빈곤층에 제공하는 에너지 보조금 부담이 가중돼 재정건전성도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신 그는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필리핀 같은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국가들을 주목하라고 권했다. 이들 국가의 인구는 약 6억 명으로 젊은 층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경제 규모는 이미 인도를 넘어섰다. 메다는 “이들 국가가 경쟁이라도 하듯 내수시장 확대 정책을 펴면서 거대 소비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세계 경기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아 내년에도 고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관련해서는 “내년 약 4%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며 “중국 소비 회복 덕분에 매출이 늘어날 글로벌 브랜드, 일본 대지진으로 상대적 수혜를 보는 자동차 업종에 투자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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