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혁명 다음은 전기혁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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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0년대 지구상의 전기통신산업을 강타했던 혁명과 같이 극적인 변화가 발전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4일 커버스토리로 보도했다. 잡지는 발전시장은 미국의 경우 2천200억달러에 달해 이동전화와 장거리전화 시장을 합한 것보다 큰 규모라며 과거 침체에 빠졌던 전화사업을 오늘날의 첨단산업으로 변화시킨 혁신, 경쟁, 선택이 전기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가지 전기통신 분야와 유사한 점은 발전업체들이 발전소와 송전설비에 엄청난 투자를 해왔으며 이로 인해 자연적인 독점을 이루게 됐다는 것이라고 잡지는 지적하고 송전은 다른 모든 네트워크와 같이 자연적 독점일 수 있지만 전기만은 그렇지 않은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전기통신 사업에 경쟁이 도입되면서 엄청난 투자와 혁신이 일어나고 이는 디지털경제로 이어졌으며 중앙통제방식은 휴대폰과 인터넷과 같은 무정부적 기술로 대체됐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말하고 똑같은 변화가 전기산업에서도 시장개방,환경주의,기술발전 등에 힘입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의 확산에 따른 이런 변화로 더러운 발전소가 더 작고 깨끗한 기술을 가진 경쟁자와 경쟁하게 됐으며 이로 인해 더욱 낮은 가격과 더욱 큰 용량으로 증가일로에 있는 전력수요를 충족시키게 됐고 이는 머지않아 소비자들이 각자 자기집 뒷마당에서 자유롭게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잡지는 지적했다.

이같은 혁명의 비밀은 바로 "마이크로파워(극소전력)"에 있으며 이는 소규모 연료전지와 가스터빈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말했다. 이 기술은 물론 새로운 기술은 아니며 100년 이상된 기술이지만 최근 수년간 막대한 벤처캐피털의 투자가 이 분야에 유입되면서 상업적 현실로 다가섰다고 잡지는 지적하고 다국적 거대기업인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과 유럽의 ABB가 마이크로파워에 대해 매우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고있다고 전했다.

마이크로파워 기술은 기존의 구형 발전소에 비해 효율과 신뢰도, 환경친화성, 그리고 특히 가격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강조했다. 과거 전기산업은 중앙집중식으로 발전된 전력을 장거리에 걸쳐 송전하는 과정에서의 손실이 불가피했으나 마이크로파워는 소비자들에게 송전설비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할 수 있도록 했다고 잡지는 지적하고 연료도 환경친화적인 수소나 천연가스를 사용함으로써 석탄이나 원자력을 사용하는 기존의 발전소들에 비해 환경운동가들의 저항을 적게 받는다고 말했다.

마이크로파워는 특히 이동통신이 가난한 나라에서 유선통신 구축 과정을 생략하고 무선 통신으로 뛰어넘도록 했던 것처럼 송전설비 건설 과정을 생략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기 때문에 가난한 나라에서 더 큰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잡지는 말했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이 기술이 실현되려면 과세, 표준, 규제 등 3개 분야에서의 장애요인을 극복해야 한다고 잡지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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