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는 새로운 지식을 찾는 사람”

중앙일보

입력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이를 모든 사람들과 공유해야 합니다.”

한국을 방문한 세계 최고의 해커가 한국의 해커에게 전하는 메시지이다.

세계적인 해커 모임 데프콘(http://www.defcon.org)의 주요 창립 맴버이자 해커 세계의 대변인인 피터 쉬프리(Peter Shipley)는 4일 르네상스 호텔에서 개최하는 “세계 탑 해커 인터넷 보안 2000 세미나”행사장에서 조인스닷컴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진정한 해커란 어떤 것인지를 말하고자 한국을 찾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해커들은 컴퓨터의 한계를 뛰어넘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다.”며 “진정한 해커가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식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해 단순히 재미와 흥미위주의 해커론을 경고하기도 했다.

다음은 피터 쉬프리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데프콘(DEFCON)을 만든 동기는 무엇인가?
- 그동안 해커들은 온라인을 통해 e-메일이나 채팅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주고 받았다. 하지만 좀더 자신들의 생각이나 새로운 기술력 등 다양한 정보를 교류하고 친목을 다지기 위한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다. 해마다 라스베가스에 비밀리에 모이는데 올해는 5천명 정도가 모였다.

진정한 해커란 무엇인가?
- 해커란 꼭 컴퓨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본다. 기차선로를 몰래 바꾸는 것도 해커라고 생각한다. 또 자신의 지식을 활용해 좋은 하드웨어를 만드는 사람도 해커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은 뛰어난 상상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해커는 풍부한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나쁜쪽으로 사용하는 크래커와는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비유하자면 해커는 집으로 들어가는 현관의 열쇠를 열 수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크래커는 열쇠를 열고 그안에 들어가 물건을 훔쳐내는 강도이다. 이는 자신의 지식을 어떻게 쓰느냐의 차이이다.

해커들이 MS를 공격하는 의도는 무엇인가?
- 해커는 MS만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리눅스만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MS가 리눅스보다 좋은 제품들도 많다. 한때 나는 소비자로서 MS의 제품을 구입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제품에 결함이 있어 MS에 편지를 썼는데도 수정할 의지가 보여주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더 좋은 제품을 쓰는게 당연하다. 해커들이 MS를 공략하는 것은 지나친 상업성 때문이다.

해커는 주로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존재로 알고있다. 이런 대외행사는 자신들의 세력을 과시하려는 것 아닌가?
- 그렇지 않다. 기자들이 자주 묻는 것처럼 절대 유명세를 위해 이런 행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이렇게 대외 활동을 하는 것은 실제 아무것도 모르면서 해커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잘못된 것을 고치기보다는 유명세를 노리고 해커 행세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앞서도 이야기 한 것처럼 우리는 새로운 지식을 남에게 널리 알리고 공유함으로써 일상 생활의 힘든 것을 해결하기 위해 이렇게 모이는 것이다.

한국의 해커들에게 특별히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 배워야 한다. 해커는 새로운 지식을 찾으려는 사람들이다. 단지 컴퓨터의 매뉴얼에만 의지해서는 안된다. 매뉴얼 그 이상을 배우고 그것을 초월하려는 실험이 필요하다. 또한 이러한 새로운 지식과 정보는 모두에게 전달해 줘야 한다. 나만이 갖고 있는 것은 자신에게도 손해다. 자신만의 지식 이라해도 3년만 지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게 있다. 우리는 해마다 데프콘 모임을 통해 아주 괴짜 행동을 많이 한다. 동료들의 컴퓨터를 해킹하고, 술을 먹고, 치마까지도 들춰보기도 한다. 그렇지만 꼭 이것만은 지킨다. 즉 감옥에 가지 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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