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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담배업계, WHO 금연운동 조직적 방해

중앙일보

입력

필립모리스.BAT 등 미국 담배회사들이 세계보건기구(WHO)의 금연운동을 방해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비밀공작을 벌여왔으며 정보원을 보내 기밀정보를 빼내기도 했다고 WHO가 2일 폭로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2일 WHO의 보고서를 인용, 담배회사들이 1988년 플로리다주의 보카러턴에서 당시 필립모리스의 제프리 바이블 회장 주도 아래 각사 최고 경영진이 참여해 방해공작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들은 '보카러턴 계획' 으로 이름붙인 이 계획에 따라 보건 전문가나 유엔 산하기관 또는 개발도상국의 대표들을 포섭해 유엔의 다른 기관들이 WHO의 금연운동을 반대하도록 부추겼다.

WHO의 예산확보를 방해했으며 담배 농사가 개도국의 주요 수입원이라는 점을 부각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WHO의 금연운동에 제동을 걸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정보원을 동원해 WHO의 회의내용.비밀자료를 빼냈으며 전문가들을 매수해 흡연의 위험성을 입증한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조작하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실은 담배업계를 상대로 흡연 피해배상 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입수한 담배업계 내부문서에서 확인했다고 WHO는 전했다.

WHO는 담배업계가 최근 미국에서 흡연피해를 일부 배상하기도 했지만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여전히 금연운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의 데이비드 데이비스 부회장은 "보고서가 인용한 문서는 과거에 작성한 것으로 담배업계의 현재의 입장은 아니다" 고 말'하고 "우리가 그런 문서를 작성했다는 사실은 유감"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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