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크 산타’가 서울 번화가 누비는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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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12일 오후 서울 강남역 사거리로 출동한 코카콜라의 ‘코크 해피니스 카라반’. 이날 시민 1500여 명에게 콜라를 나눠줬다. 이 이벤트는 25일 크리스마스까지 계속된다.

‘한겨울에 차가운 콜라를 길거리 트럭에서 나눠주기.’ 얼핏 생뚱맞아 보이는 이런 이벤트는 1968년 한국에 들어온 코카콜라가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겨울엔 볼 수 있다. 코카콜라사는 콜라 1500병 이상을 트럭 두 대에 나눠 싣고 서울 번화가로 나섰다. 12일부터 25일까지 하루 두 번씩이다. 이미 서울 신촌·홍대·압구정동을 비롯한 10여 곳에서 일반 시민들을 직접 찾아가 콜라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코카콜라 측은 “외국에서 운행되던 ‘코크 해피니스 카라반’, 즉 콜라 대형 트럭이 한국에 들어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고객을 한 명 한 명 만나기 위해 거리로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식음료 업계의 올해 연말 이벤트 트렌드는 ‘스킨십’이다. 고객의 생활 속으로 밀착하거나 직접 찾아간다. ‘코크 해피니스 카라반’과는 별도로 코카콜라의 ‘코크 산타에게 소원을 말해봐’ 이벤트가 대표적이다.

산타가 직접 출동해 소원을 현실로 바꿔준다. 이달 1~31일 블로그·트위터·유튜브 등으로 소원 사연을 받고 매주 5~10명씩 선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산타클로스가 직접 찾아간 이들의 사연은 다양하다. 추운 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남자친구를 위해 새 신발을 원한 여학생, 평소 사랑을 잘 표현하지 못했던 부모님을 위한 외식 상품권을 신청한 20대 초반 대학생 등이 눈에 띄었다. 코카콜라의 산타클로스는 이들을 직접 찾아가 마음과 선물을 동시에 전했다. 지난해 코카콜라의 연말 이벤트는 인터넷에서 고객들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쓰는 기회를 주는 방식이었다. 올해는 코카콜라가 빨간 옷을 입은 마스코트를 내놔 산타클로스의 모습을 표준화한 지 꼭 80년 되는 해다. 15일 국내 출시되는 한정판(6병들이 10만 세트) 코카콜라 유리병에도 산타클로스 그림이 강조된 이유다.

 카페베네도 지난해부터 생활 밀착형의 연말 이벤트를 열고 있다. 지난해 ‘소원을 말해봐’는 젊은 청년의 탈모부터 조상의 묏자리 옮기기까지 다양한 소원을 이뤄줬다. 올해도 이달 31일까지 신청을 받고 사연을 선정해 내년 2~4월 ‘출동’한다.

 또 CJ제일제당의 ‘헛개 컨디션파워’는 연말 술자리로 찾아간다. 내년 2월까지 구매 고객 중 제품번호를 통해 당첨된 15명을 안전하게 귀가시켜주는 이벤트다. CJ제일제당 측은 “술자리가 끝나는 시간·장소를 알려주면 직접 모시러 간다. 상품만 증정하던 기존의 연말 이벤트보다 이처럼 브랜드 컨셉트에 맞는 맞춤형 행사가 고객 모으기에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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