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식·채용신·고희동 그림 문화재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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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전(心田) 안중식(1861~1919)이 그린 ‘백악춘효(白岳春曉·①)’, 석지(石芝) 채용신(1850~1941)의 ‘운낭자상(雲娘子像·②)’, 춘곡(春谷) 고희동(1886~1965)의 ‘부채를 든 자화상(③)’ 등 근대미술 작품이 처음으로 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이들 작품과 무성영화 ‘청춘의 십자로’ 원본 필름을 근대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9일 밝혔다. 조선 말기 대표적인 산수화가인 안중식의 ‘백악춘효’는 백악(북악산)과 경복궁을 그린 1915년 작품으로 여름본과 가을본 두 점이 전한다. 고종의 어진(御眞)을 그리는 등 조선 후기 초상화가로 유명한 채용신의 ‘운낭자상’은 의기 최연홍을 모델로 그린 1914년 작품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아기를 안고 있는 엄마를 그린 작품으로, 근대기 회화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 고희동이 그린 ‘부채를 든 자화상’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유화 작품이라는 점을 인정받았다.

 ‘청춘의 십자로’는 안종화 감독이 1934년 제작한 흑백 무성영화로, 국내에서 발견된 가장 오랜 원본 필름이다. 여주인공은 나운규의 ‘아리랑’에서도 주연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 신일선(1907~90)이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걸쳐 이들을 문화재로 등록한다.

이경희 기자

◆등록 문화재=근대문화유산 가운데 보존 및 활용 가치가 커 지정해 관리하는 문화재. 주로 건축물이 등록됐으나 출판·미술·체육 유물 등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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