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MLB 주간리뷰 (8) - 7월 넷째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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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가 지긋지긋했던 아홉수에서 벗어났다. 손목부상에서 회복하고 있는 김병현도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뉴욕 메츠가 라이벌 애틀란타에게 또 다시 덜미를 잡힌 가운데, 최근 성적이 좋은 다저스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1. 네이글과 애쉬비

애초에 그들이 원했던 영입대상은 마이크 무시나, 브랫 렛키, 커트 실링 등의 최정상급 투수들이었다.

특히 트레이드 시장에 나올 것이 확실시되던 브랫 렛키가 미네소타와 재계약하면서, 헛물을 켜게 된 양키스와 애틀란타는 눈을 낮춰 지난 13일(한국시간) 데니 네이글과 앤디 애쉬비를 영입했다.

트레이드에 대한 평점은 양쪽 모두 평균 이하. 그나마 양키스가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드류 핸슨을 주고 절대적으로 필요한 좌완투수 대니 네이글을 얻은 반면, 애틀랜타는 앤디 애쉬비를 위해 좌완 유망주 브루스 첸을 내줘야만 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달랐다. 애틀란타 이적 후 앤디 애쉬비는 '이제 끝났다.'라는 비난을 뒤로 한 채 15일 볼티모어전에서 1실점 완투승, 상당히 중요했던 24일 뉴욕 메츠전에서는 1 - 0 완봉승의 완벽한 2승을 거뒀다. 양키스의 네이글 또한 19일 필라델피아전에서 8이닝 1실점 승리와 24일 템파베이전 1실점 완투승으로 2승. 그야말로 기대 이상의 대만족이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현재까지 두 팀의 트레이드는 성공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2. 감독의 시련은 팀에게는 보약

스포츠에서 지도자의 좌초는 오히려 팀에 활력소가 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얼마 전 김용희 감독의 출장정지 이후 13연승을 달린 삼성 라이온스는 그 단적인 예.

LA 다저스 데이비 존슨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알아주는 명감독. 다저스에 오기 전까지 5할7푼5리로 현역 감독 중 최고 승률을 올리고 있었을 뿐더러, 86년 뉴욕 메츠를 17년만에 월드시리즈 정상 올려 놓은 장본인이기도 했다.

지난 16일 존슨 감독은 심장에 이상을 느껴 응급실로 후송됐다. 가뜩이나 최근 해임설로 인해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데가가 그날 볼넷 7개를 내주며 자멸한 박찬호가 불을 지른 듯 했다.

그러나 존슨 감독의 입원 후, 지도자를 잃어버린 다저스의 분위기는 달라졌다. 벤치에서 존슨 감독이 사라진 후의 9경기에서 7승. 와일드카드 1순위 샌프란시스코에 2.5게임 차로 따라 붙었다. 21일 덕아웃에 돌아온 존슨 감독의 복귀가 왠지 빠르게 느껴진다.

3. 4할에 도전한 노마 가르시아 파라

79경기에서 3할9푼1리. 이제 남은 경기 수는 66게임.

지난 해 아메리칸 리그 타격왕 노마 가르시아파라(보스턴)가 1941년 팀선배 테드 윌리엄스가 달성했던 '꿈의 4할'에 도전하고 있다.

타석에서의 특이한 제스처와 리더쉽으로 보스턴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가르시아파라는 지난 6월 21일 3할9푼에 등정했고, 7월 14일에는 드디어 4할을 넘어섰다. 특히 가르시아파라는 7월 13일 이후 한번도 3할9푼대에서 미끄러진 적이 없어 4할 달성의 기대가 증폭되고 있다.

아버지가 자신의 이름 '라몬(Ramon)'을 뒤집어서 지어준 이름, 노마(Nomar). 그가 '4할이라는 불가능한 벽'을 깨고 역사를 뒤집어 놓을 수 있을 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4. 레즈의 계륵(鷄肋), 배리 라킨

결국 남았다. 고액연봉으로 인해 지난 해부터 처분 1순위로 꼽히던 배리 라킨(36)이 결국 신시내티와의 3년 계약으로 고향 팀에서 은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지난 시즌 박찬호와의 트레이드설에 휩싸이기도 했던 라킨은 메이저리그를 대표할 만한 유격수.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3인방(알렉스 로드리게스, 노마 가르시파 파라, 데릭 지터)에 밀리는 감은 있지만, 공·수·주를 겸비한 내셔널리그 최고의 유격수라 할 수 있다.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그의 몸값이다. 올 시즌 530만달러를 받는 라킨은 3년 2790달러의 고액연봉을 요구했고, 켄 그리피 주니어의 연봉마저 버거워하고 있는 신시내티는 그를 방출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신시내티에서도 부담스러운 라킨이 다른 팀에서는 만족스러울 리 없었다. 라킨에 관심을 보인 구단은 뉴욕 메츠 뿐이었고, 그나마 메츠도 공짜로 먹겠다고 달려든 것이었다.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한 레즈. 레즈 팬들은 구단의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라킨의 재계약을 절대적으로 환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5. 승리를 안겨다 준 투혼의 홈런

7월 21일 애리조나 대 세인트 루이스 전.

애리조나가 2 - 1로 뒤지고 있던 9회 1사 2루. 타석에 토니 워맥이 등장했다. 당시 워맥은 7회 수비 중 왼쪽 무릎을 다쳐 정상적인 타격이 불가능했던 상황. 그러나 워맥은 출장의 의지를 불태웠고, 애리조나 벅 쇼월터 감독도 그의 정신력을 높이 샀다.

볼카운트 1 - 1. 워맥은 세인트루이스 마무리 데이브 베라스의 직구를 받아쳤고, 워맥의 타구는 피닉스의 밤하늘을 갈랐다. 역전 투런 홈런. 이 홈런으로 인해 랜디 존슨은 15승째를 올릴 수 있었다.

절뚝거리며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토니 워맥의 모습, 참된 스포츠 정신을 나타태는 한 장면이었다.

6. 다음주 Preview

박찬호는 26일 오전 10시 콜로라도 전에 등판 시즌 11승을 노린다. 장소만 바뀐 요시이와의 재대결. 김병현의 애리조나는 세인트루이스, 플로리다의 원정 6연전 길에 오른다.

1.5게임 차로 지구선두 양키스를 맹추격하고 있는 보스턴은 서부지구 1, 2위 시애틀, 오클랜드와의 원정 7연전이 잡혀있어 험난한 한 주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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