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사 한번 추실까요" 라틴댄스 열풍

중앙일보

입력

지난 23일 오후 8시30분 서울 압구정동 M바. 흥겨운 남미풍 음악에 맞춰 화려한 조명 아래 30여쌍의 젊은 남녀들이 정신없이 몸을 흔들고 있다. 한 구석에서는 수십명이 강사의 지도에 따라 벽에 붙은 거울을 보며 기본 스텝을 익히느라 열심이다.

젊은이들에게 '살사 춤' 으로 알려진 라틴댄스가 올 여름 '신(新)춤바람' 을 일으키고 있다. 평일에도 서울 강남·홍대 앞의 바들은 밤마다 라틴댄스 강습 열기로 후끈하다.

PC통신 동호회를 통해 모인 20대 후반~30대 초반 직장인들이 주를 이룬다.

유니텔 라틴댄스 동호회는 생긴 지 6개월도 안돼 회원이 1천5백명을 넘어섰다. 매주 1회 여는 신입회원 강습에 평균 1백50여명씩 몰리는 통에 운영진이 애를 먹고 있을 정도다.

천리안 라틴댄스 동호회는 학원을 빌려 룸바·차차차 등 난이도가 높은 춤 위주로 익히고 있다. 주말에 록카페들이 오후 11시가 넘어야 '개시' 를 하는 데 비해 라틴댄스 강습소는 오후 7~8시만 되면 발디딜 틈이 없다.

매주 2~3회 춤을 배우러 홍대앞 바를 찾는다는 郭모(31·여·회사원)씨는 "10대 용이라 할 힙합은 생각처럼 몸이 안 따라가 부담스러웠는데 라틴댄스는 쉽고 경쾌해 맘에 든다" 고 말했다.

남녀 비율은 3대7 정도로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라틴바에서는 여성들끼리 손을 잡고 서로 빙글빙글 돌려주는 모습이 목격된다. 이들 사이에서 꽉 달라붙는 민소매 셔츠·나풀거리는 스커트·반짝이는 하이힐 등 소위 '라틴댄스 패션' 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춤추면서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다는 것도 특이한 점. 8천~1만원하는 입장료에 포함된 탄산음료·주스·맥주 등을 한잔씩 하는 것 외엔 오로지 춤에만 몰두한다.

▶ 조인스 커뮤니티 댄스스포츠 동호회 '쉘위댄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