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7/24 드라이포트, 제2의 캐빈 브라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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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가 플레이 오프에 진출하려면 케빈 브라운 이외에 그럴듯한 투수가 더 필요하다. 최근 제2선발 박찬호는 나름대로 자신이 맡은 승수를 채워가고 있지만 제3선발이었던 드라이포트(제3선발은 페레즈로 바뀜)는 작년에 비해 슬럼프가 꽤 길었다.

그러나 그는 한국시간으로 7월 24일 벌어진 대 자이언츠 전에서 예전의 실력을 뽐내며 거의 완벽한 투구를 선보여 코치진을 기쁘게 했다. 이것은 플레이오프로 가기 위한 과정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투구였다 할 수 있다.

현재 보여지는 것보다 잠재력으로 더 인정받는 선수인 대런 드라이포트는 7회까지 최근 상승세를 탄 샌프란시스코의 막강화력(엑스포스전에서 18-0으로 대승)을 단 2개의 안타만을 내주며 무력화시켰고, 팀이 5-0으로 완봉승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로써 다저스는 최근 8경기에서 6승을 기록 50%가 훨씬 넘는 승율을 기록하며 내셔날리그 서부지구 1위인 아리조나 다아아몬드백스와 4경기차로 추적하게 됐다.

이날 경기에서 2개의 홈런을 친 숀 그린은 "그의 공은 오늘 어느 누구도 공략하기 힘든 난해한 볼이었다.그는 한번 물이 오르면 아무도 치지 못할 정도다. 대런은 마치 또 다른 캐빈 같다. 그가 오늘 처럼만 계속 던져준다면, 캐빈 브라운을 두 명 보유하게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모처럼 만에 부활한 그의 구위에 놀라는 표정이었다.

한편 최근 11번의 선발에서 2승 6패에 방어율 6.68로 극도로 부진했던 드라이포트(6승7패)는 7회까지 볼넷 1개와 삼진은 9개나 잡아내고, 8회에 테리 아담스로 교체되었고, 9회에 제프쇼는 모처럼 실점 없이 깔끔한 마무리를 보여줬다.

자이언츠의 감독 더스티 베이커도 " 우리는 오늘 훌륭한 투수를 맞아 고전했다.그의 빼어난 피칭이 우리 타자들을 무력화시켰다. 오늘은 드라이포트의 날이고, 그는 대단한 투수다."라며 칭찬에 인색하지 않았다.

7이닝 동안 90개의 공을 던지며 방어율을 4.74로 끌어내린 드라이포트는 4회에 배리 본즈, 5회에 바비 에스탈렐라에게 2루타를 허용한 것 말고는 더이상 안타를 허용하지 않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88개로 리그 타점 선두인 자이언츠의 제프 캔트도 "대부분의 타자들이 덕아웃으로 들어가며 머리를 흔들었다."고 털어놓아 드라이포트의 이날 구질이 확실히 뛰어났음을 입증했다.

한편 자이언츠는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3게임 중 2경기를 졌지만 최근 성적 15승 5패로 지구 선두인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승차를 1경기 반으로 바짝 좁혔다.

최근 자이언츠의 공격력은 가공할 정도인데 완봉패는 금년 시즌 단 두 차례밖에 없다. 최근 19게임중 16게임에서 4점 이상 득점했고, 금년 시즌 평균 6득점을 기록중이다. 팀 타율은 무려 2할9푼1리로 3할에 근접하는 막강한 공격력을 보이고 있다.

결국 드라이포트의 이날 구위가 얼마나 위력적이었나를 새삼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1번타자로 나선 토드 홀랜스워스는 1회 자이언츠 투수 루스 오릿츠(5승 9패)의 첫 투구를 홈런으로 받아쳐 선취점을 올렸으며, 최근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숀 그린은 이날도 2점짜리 홈런을 쳐내 드라이포트의 어께를 가볍게 했다.

3회에는 게리 쉐필드가 2루타를 치고 아드리안 벨트레가 2아웃 상황에서 적시타를 쳐 4-0으로 더욱 스코어 차를 벌려 나갔다. 결국 8회에 숀 그린이 이날 경기 두번째로 1점짜리 홈런을 보태며 5-0의 승리를 결정지었다.

한편 이날 그동안 부상으로 결장했던 데본 화이트가 복귀했으나 경기에는 나오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 다저스가 거둔 결실은 대단히 크다.

우선 제3선발의 위상마져 흔들렸던 대런 드라이포트의 부활이 가장 큰 결실이다. 그의 커디션 회복으로 남은 경기에서 어느정도 역할을 을 충분히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숀 그린의 타격 상승세를 꼽을 수 있다. 그는 최근 벌어진 4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때려 팀 승리에 결정적 공헌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최근 부상에서 빠졌던 선수들이 복귀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예를 들면 오늘 경기에서 데본 화이트가 그랬고, 그루질라넥은 이미 경기에 투입됐다. 부상중인 주전 포수 헌들리마져 복귀한다면 다저스의 타선은 더욱 힘을 싣게 될 것이고 잘하면 와일드카드를 충분히 따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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