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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64년 건설종가 … 해외 특수분야 ‘절대강자’ 우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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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현대건설은 최근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단지에서 세계 청정연료 시장의 3%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액화정제시설(GTL)을 준공했다.

지난 11월 22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북쪽으로 80km 떨어진 라스라판 산업단지. 세계 청정연료 시장의 3% 규모에 해당하는 세계 최대 규모 천연가스액화정제기설(GTL) 준공 행사가 화려하게 열렸다. 준공식엔 카타르의 하마드 빈 칼리파 알 타니 국왕 등 고위 관계자가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은 한국 건설업계에도 특별했다. 기술 장벽이 높아 그동안 일본이나 유럽의 일부 업체만 공사를 수행해 오던 초대형 GTL 설비 시공을 국내업체로서는 처음으로 현대건설이 수주해 성공적으로 준공했기 때문이다. 2006년 착공해 5년여만에 마무리된 이 프로젝트는 모두 20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로 현대건설은 정제된 가스를 액화시키는 핵심공정인 LPU(액화처리공정) 공사를 맡았다. 이 공정만 공사비 규모가 13억달러(1조2350억원)나 됐다. 발주처인 카타르 셀(Shell) 관계자는 “공정이 후반부에 있어서 다른 건설사보다 3개월 가량 공사를 늦게 시작했지만 오히려 다른 업체들보다 2개월 가량 빠른 작업속도를 보였다”며 신뢰를 보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시공을 하청업체에 맡기는 일본이나 유럽 건설업체와 달리 우리는 설계·구매·시공을 모두 수행했다”며 “앞으로 고부가가치 플랜트 시장에서 현대건설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자랑했다.

 현대건설의 해외 사업이 거침없다. 1965년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태국의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를 시작으로 해외에 첫발을 내딛은 이래 46년간 신기록 행진을 이어간다. 한국 건설업계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단일 업체로 최초로 연 해외수주 110억 달러 시대를 연 것도 현대건설이다. 중동시장에 처음 진출한 것도, 올해 8월 싱가포르 사우스 비치 복합빌딩 개발 공사를 수주해 누적 해외 수주고 800억 달러를 돌파한 것도 현대건설이 처음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 대부분 국내 최초로 진출해 왔다”며 “해외의 우수한 기술력을 습득해 국내 건설산업에 접목시키는 역할도 해왔다”고 설명했다.

 특수건설 분야도 독보적이다. 원자력발전소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1970년대 초 국내 최초 원전인 고리원자력 1호기를 시작으로 40년간 13기의 원전건설에 참여했다. 현재 국내에 건설 중인 7기의 원전 중 5기의 시공 대표사로 일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2009년 UAE원전 1~4호기를 수주하는 등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극한지(極寒地) 공사인 ‘남극 과학기지’ 건설도 독보적이다. 1988년 세종과학기지를 완공한 데 이어 친환경 명품 과학기지인 ‘남극 제2과학기지’도 짓고 있다. 영하 40도의 극한기온과, 초속 65m의 강풍을 극복하며 예정대로 2014년 3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에 매진하고 있다.

 단순히 외형적인 성장만이 아니라 기술력과 사업기반이 탄탄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010년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월드에 편입한 이후 올해 세계 1위격인 수퍼섹터 리더 기업에 선정됐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선정한 ‘가치창조기업’ 건설부문에서도 세계 5위, 미국 ENR지에서 선정한 ‘2011년 세계 건설사 순위’에서는 세계 23위를 기록했다. 신용등급도 업계 최고 수준인 AA-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에서 2009년에 이어 3년 연속 1위를 차지해 ‘건설 종가’라는 옛 명성을 회복한 상태다.

 현대건설은 최근에 핵심설계 능력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해외에서 국내 건설업체를 단순 시공전문 하도급 업체로 인식하는 것을 깨기 위해서다. 중장기적으로 디자인과 엔지니어링·구매·금융 그리고 시공까지 아우르는 선진국형 모델인 ‘글로벌 인더스트리얼 디벨로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공사를 기획·제안하고 디자인과 엔지니어링·구매·시공에 금융 조달까지 도맡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4월 현대자동차그룹의 일원으로 새 출발했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은 건설부문을 자동차, 철강과 더불어 그룹의 ‘3대 핵심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으로 향후 10조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수주 120조원, 매출 55조원의 ‘글로벌 초일류 건설사’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윤리경영으로 협력업체와 상생

현대건설은 협력업체와의 상생협력 강화 방안의 하나로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실무교육을 해주고 있다.

현대건설은 미래의 글로벌 기업이 되려면 외형적 성장뿐 아니라 윤리적이고 환경을 고려하며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신념을 기초로 ‘지속가능 경영’ 분야에도 매진하고 있다. 매년 경영목표에 윤리경영 실천을 명문화해 의사결정 시 윤리강령, 실천규범을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

 올 4월 현대자동차그룹 편입 이후 윤리경영은 더 강조되고 있다. 5월부터 구매 관련 부서 임직원들에 대한 별도의 윤리강령 서약과 2000여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협력사 윤리강령 선포 및 윤리경영 서약을 추진하고 있다.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제정해 운영하기도 한다. 이는 위법행위에 따른 법적 비용을 줄이고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는 평가다.

 친환경 녹색경영은 기본이다. 최근 정부로부터 ‘녹색경영체제’ 인증을 획득하며 글로벌 친환경 녹색경영 선도 기업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현대건설은 사내에 ‘녹색경영위원회’를 설치해 현장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월별로 산출, 온실가스 배출량을 조절하고, 공사 현장 별로 친환경 인증제품 구매율을 관리하는 녹색구매표준시스템도 갖췄다.

 지속가능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실천계획을 체계화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We Build Tomorrow’를 매년 발간하고 있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 국제협약인 ‘유엔글로벌컴팩트’에도 가입했다.

 협력업체와의 상생협력에도 앞장선다. 해외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협력업체의 실무교육 실시, 우수협력사 대상 운영자금 지원, 상생협력펀드 조성 등 다양한 동반성장 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해 왔다.

 또한 임직원 봉사활동 활성화 및 지원을 위해 사회공헌 마일리지제도, 리터너제도(자발적 봉사활동에 회사가 보상해 줌), 자원봉사의 날 등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현대건설은 올해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에서 세계 1위 건설사로 올라섰다. 지난해 DJSI 월드에 편입된 이후 1년 만에 건설업체 가운데 1위인 리더 기업으로 선정된 것. DJSI는 기업의 경제, 환경, 사회적 성과 분석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진단하는 가장 공신력 있는 기업평가 지표다.

박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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