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줌 누며 비디오 게임한다 … 신개념 넛지 소변기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넛지(Nudge).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는 뜻의 이 단어는 미국 시카고대 리처드 탈러 교수와 법률가 캐스 선스타인이 공저한 동명의 책으로 유명해졌다. 탈러와 선스타인은 처벌이나 감시 등 강제적 방법이 없이 주변환경을 변화시켜 타인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봤다. 넛지는 이처럼 다른 사람의 행동을 바꾸는 ‘부드러운 개입’을 뜻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의 소변기는 이러한 넛지의 대표적 사례다. 공항 측은 남자 화장실 소변기에 파리 모양 스티커를 붙이는 것만으로 소변기 밖으로 튀는 오줌의 양을 80%나 줄였다. 오줌 줄기로 파리를 맞추려는 남성들의 심리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이런 소변기의 넛지 아이디어가 비디오 게임으로 승화됐다. 영국 런던의 한 술집 남자 화장실에 설치된 비디오 게임 소변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화장실의 남성 소변기 윗부분엔 12인치 크기의 모니터가 있다. 손님들은 볼일을 보면서 모니터를 통해 게임을 즐기게 된다. 게임은 소변기에 설치된 세가지 센서가 오줌의 방향을 감지해 모니터에 움직임을 표시해 주는 식으로 진행된다. 가운데 부분의 시작 센서를 오줌으로 자극하면 게임이 시작된다. 좌우에 있는 센서에 오줌을 맞추면 방향을 전환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오줌 방향으로 스키 게임를 하거나 불을 끄는 게임을 한다. 오줌을 얼마나 오래 눌 수 있는 가를 겨루는 게임도 있다. 게임이 끝나면 관련 웹사이트에서 신기록 점수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소변기는 남성들이 오줌을 누며 할 일없이 벽만을 바라본다는 것에 착안해 만들어졌다. 남성들의 평균 소변시간인 55초를 활용해보자는 것이다.

3년 간의 연구 끝에 개발된 소변기는 상업성도 갖췄다. 술집 주인은 게임 중간에 모니터에 표시되는 광고로 돈을 번다. 소변기 공동 개발자인 고든 맥스윈은 “당초 손님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케임브리지의 한 술집에 시범 설치했을 당시 호응이 뜨거워 성공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