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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타기·택견도 인류무형유산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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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이 된 줄타기. 남사당 ‘바우덕이 풍물패’가 줄타기 놀이인 어름공연을 하고 있다. 쉬운 것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난도를 높이면서 40가지가 넘는 재주를 보여준다. [중앙포토]

줄타기와 택견(사진)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공식 명칭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 등재가 확실시된다. 문화재청(청장 김찬)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고 있는 제6차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회의 마지막 날인 28일 이들 두 종목이 등재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은 총 6건을 신청했으나 조선왕조 궁중음식·석전대제·나전장·한산모시 짜기 등 4건은 자료를 보강해서 신청하라는 ‘정보 보완 권고’ 판정을 받아 등재 여부가 불확실하다.

 두 종목이 등재되면 한국은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판소리·강릉단오제·강강술래·남사당놀이·영산재·제주칠머리당영등굿·처용무·가곡·대목장·매사냥에 이어 모두 13건의 인류무형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줄타기는 음악과 대화가 있는 종합예술이다. 다른 나라의 줄타기가 대부분 줄을 타는 재주에만 중점을 두는 것과는 대비된다. 줄광대는 다양한 줄타기 기술과 재담·노래·춤을 선보이며, 땅 위의 어릿광대는 줄광대와 농담을 주고받고 악사들은 음악을 연주한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보유자 김대균). 경기도 과천시에 줄타기 보존회가 있다.

 택견은 춤처럼 흐느적거리는 동작으로 상대를 발로 차거나 넘어뜨리는 한국의 전통무예다. 동작은 부드러워 보이지만 폭발적인 힘을 발휘한다. 택견은 배려를 가르치는 종목이다. 진정한 택견 명인은 상대방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제압하는 기술을 갖추고 있어서다. 택견은 계절적인 농업 관련 전통의 하나로 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하고 대중의 건강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중요무형문화재 제76호(보유자 정경화)다. 한국전통택견협회를 중심으로 50여 명의 공식 이수자가 택견을 지키고 있다.

 인류무형유산은 무형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유네스코가 도입, 2001년부터 등재가 이뤄졌다. 올해 회의에선 몽골 전통 민요와 중국 허저(赫哲)족의 전통 이야기인 이마칸(伊瑪堪) 등 9개 종목이 소멸 위기에 놓인 ‘긴급보호 무형문화유산’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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