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사전 올해의 단어 squeezed middle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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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영어사전(OED) 편집진은 올해의 단어로 ‘쥐어짜인 중산층(squeezed middle)’을 선정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올해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쓴 민주화 열풍인 ‘아랍의 봄(Arab Spring)’을 제친 것은 의외라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쥐어짜인 중산층’은 물가 상승, 임금 동결, 공공지출 삭감 등으로 타격을 입은 저소득층과 중산층을 일컫는다. 이 용어는 에드 밀리밴드 영국 노동당 당수가 올해 초 BBC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사용한 뒤 어려운 시대상황을 표현하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올해의 단어’ 선정 책임자인 수지 덴트는 “경제적 어려움 탓인지 올해는 예년에 비해 독창적 단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며 “‘쥐어짜인 중산층’은 냉혹한 시기의 냉철한 단어 선정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의 단어 후보에는 ‘아랍의 봄’과 함께 해크(hack)와 행동주의(activism)를 결합한 용어로, 정치·사회적 목적 달성을 위해 컴퓨터 파일이나 네트워크에 불법적으로 접근하는 ‘hactivism’이 올랐다. 금융기관의 탐욕에 분노해 일어난 ‘월가 점령 시위(Occupy Wall Street)’에서 나온 ‘Occupy’도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의 휴대전화 해킹 스캔들을 일컫는 ‘폰 해킹(phone hacking)’, 팟캐스팅에서 파생한 단어로 공공장소에서 휴대전화 스피커로 음악을 듣는 ‘사드캐스팅(sodcasting)’도 거론됐다. 이 밖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의 난잡한 섹스파티를 일컫는 ‘붕가붕가(bunga bunga)’, 많은 소액 기부자들을 상대로 모금하는 ‘대중 모금(crowd funding)’ 도 후보에 올랐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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