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선원 9명 탄 화물선 홍콩 350마일 해상서 침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21일 오후 4시5분쯤(현지시간) 말레이시아 페낭을 출발해 중국으로 향하던 국내 화물선 브라이트 루비호가 홍콩 남쪽 350마일 남중국 해상에서 침몰했다. 이 사고로 선원 16명이 실종된 상태라고 외교통상부가 이날 밝혔다. 해당 선박에는 한국인 선원 9명과 미얀마 선원 12명 등 21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5명은 구조됐다.

 전옥현 홍콩 총영사는 “21명 선원 가운데 다행히 현재까지는 5명이 구조됐다”며 “침몰 직후 인근 해역을 지나가던 선박 두 척이 선원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전 총영사는 또 “구조된 5명 가운데 한국인이 3명, 미얀마인이 2명”이라고 덧붙였다. 전 총영사가 밝힌 구조된 한국 선원 이름은 오민수·김영식·이오연씨다. 전 총영사는 “나머지 16명은 추가로 찾고 있으나 파도가 높고, 날씨도 좋지 않아 수색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홍콩 해경의 도움을 받아 구조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외교부도 사고 당시 해역에는 파고가 5∼6m에 이르는 등 기상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브라이트 루비호는 실종 직전인 오후 3시쯤 우리 해양경찰청에 구조요청 신호를 보냈으며, 해경은 신호가 접수된 뒤 홍콩과 베트남 수색구조본부에 수색 지원을 요청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선박이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미뤄 침몰된 것으로 본다”면서 “현지 수색구조본부에서 항공기를 이용해 나머지 선원들과 선박의 잔해를 계속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실종된 브라이트 루비호는 제주 선적의 1만5000t급 벌크선(철광·곡물 등 원자재를 포장 없이 실어 나르는 선박)으로 말레이시아에서 철광석을 싣고 운항 중이었다고 한다. 브라이트 루비호는 2008년 9월엔 소말리아 인근 아덴만 해상에서 해적에 납치됐었던 선박이다. 해적에 피랍됐을 당시 선박에 타고 있던 한국인 선원 8명은 억류 37일 만에 풀려났었다.

권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