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경제] 100일 새 금리 0.41%↓… 한국국채, 위기서 빛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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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글로벌 경제가 출렁거릴 때마다 유독 심하게 멀미를 해댔던 한국 경제, 요즘엔 좀 달라졌다. 유럽 재정위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외국투자자의 한국 국채 매수 열기는 꺼지지 않고 있다.

 2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한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해 연말 4.52%에서 올해 7월 말 4.20%, 이달 16일 3.79%로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한국 10년물 국채금리는 7월 말에서 이달 16일까지 석 달 보름여 만에 41bp(1bp=0.01%) 떨어져 주요 20개국(G20) 국가 중에서도 여덟 번째로 금리 하락폭이 컸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인도네시아·중국 다음으로 많이 떨어졌다.

 국제금융센터는 “한국 채권시장에 올 들어 외국계 자금이 12조원가량 유입되면서 금리가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 안전자산을 선호하게 마련인데, 이번 위기에서는 한국 국채가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투자자들의 평가를 받은 셈이다. 채권 전문가들은 외국인 자금 유입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재정건전성이 우수한 데다 원화 절상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유로존 국가 중 7월 말 이후 금리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에 노출됐던 그리스(1382bp)였다. 이어 이탈리아(114bp), 오스트리아(50bp), 벨기에(49bp), 프랑스(49bp), 포르투갈(44bp) 등이 많이 올랐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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