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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기업 큰 상품] 크로바프라스틱㈜ '플라스틱 통'

중앙일보

입력

얼핏 보면 플라스틱 물통 같은 국산 용기가 세계시장에서 일류제품 대접을 받고 있다.

크로바프라스틱㈜이 생산하는 플라스틱 용기는 보통 용기와 달리 과산화수소와 같이 폭발 위험이 있는 특수화학 물질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이 제품은 국내외 2백여 정밀화학업체들에 납품한다.

간단한 생산기술로 만들어지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용기가 완전히 밀폐되지 않거나 두께가 균일하지 않으면 화학반응에 의해 용기속 물질이 폭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크보바의 바로 이 부문의 노하우는 일반 플라스틱 용기 제조업체들이 넘볼 수 없는 고난도 기술로 꼽힌다.

특수화학물질 용기제조업체로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독일 마우저와 기술제휴해 이 제품 생산에 나섰던 크로바 프라스틱은 1990년대 들어서는 자사 상표와 마우저 상표를 제품에 같이 붙여 수출한다.

마우저측이 크로바 제품의 품질을 인정한 결과. 특히 용기제작용 폴리에틸렌을 대림산업과 공동 개발해 마우저 측을 놀라게 했다.

이에 따라 크로바프라스틱의 특수화학물질 용기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시장의 80%를 장악해 마우저와 함께 세계시장을 양분한다.

98년 30억원을 출자해 필리핀에 세운 현지공장은 공장가동 2년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일본의 고다마(兒玉)도 마우저.크로바에 이어 세계 3대 특수화학물질 용기 제조업체로 분류되지만 기술력.생산성이 크로바프라스틱에 뒤져 동남아시장 진출을 못한다. 고다마는 최근 크로바프라스틱의 경영.생산 노하우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공장견학을 요청했다.

크로바는 국내외 수요 업체들로부터 지금까지 한 건의 클레임을 받지 않는 무결점제품 생산으로도 유명하다.

강선중 사장(58)은 "고다마측이 우리 회사의 경영정보에 관심을 보이면서 3년 전부터 매출액과 수출거래선 같은 정보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고 말했다.

76년 이 회사를 세운 姜사장은 24년 동안 화학용기제조에 매달려 전체 생산량의 70%를 수출한다.

3년 전부터 은행 빚이 없는 무차입 경영을 실현한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능률협회가 주는 한국의 경영자상을 중소기업인으로는 처음 수상했다.

크로바는 지난해부터 어음을 발행하지 않는다.

姜사장은 "최근 폴리에틸렌 등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올라 동종업계가 어려움을 겪지만 우리회사는 거래업체에 현금결제를 한다" 고 말했다.

姜사장은 해외 마케팅과 생산기술에 대한 자문을 맡을 뿐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한 판단은 임직원들에 맡기는 자율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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