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테니스] 샘프라스, 그랜드슬램 최다 13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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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샘프라스(미국)가 잔디 코트의 최강자임을 과시하며 테니스의 역사를 새로 썼다.

4시간동안 내린 비와 더블폴트. 그리고 부상도 샘프라스가 윔블던 7승과 그랜드슬램 최다승인 13승의 찬란한 금자탑을 세우는데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다.

1번시드 샘프라스는 10일(한국시간) 새벽 런던 올잉글랜드 센터코트에서 계속된2000년 윔블던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두 번이나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12번 시드 패트릭 라프터(호주)의 거센 도전을 물리치고 3-1(6-7 7-6 6-4 6-2)로 역전승했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샘프라스는 두 팔을 하늘 높이 치켜들었다가 이내 눈을가리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고 라프터는 화가 난듯 라켓을 코트에 팽개쳤다.

샘프라스는 이로써 윌리엄 렌쇼(영국)가 세운 윔블던 최다우승 타이기록인 7번째 우승을 거머쥐며 사상 6번째로 윔블던 4연패도 달성했다.

이와 동시에 그랜드슬램에서 13번째 타이틀을 따냄으로써 로이 에머슨(호주.12회)의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기록을 경신하는 위업을 달성하며 남자단식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하나로 남게 됐다.

특히 2회전에서 왼쪽 발목과 무릎을 다쳐 우승이 불투명했던 샘프라스는 침을 맞아가며 경기에 출전하는 투지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잔디코트의 왕자' 샘프라스는 이날 전형적인 서브앤발리 플레이어 라프터를 맞아 최고시속 214km, 평균시속 198km의 광속 서브 시범을 보이며 27개의 서비스 에이스를 성공시켜 승리를 거머쥐었다.

또 샘프라스는 위력을 발한 서비스 이외에도 무조건 네트 앞으로 달려드는 라프터의 허를 찌르며 13개의 날카로운 패싱샷을 코트 구석으로 꽂아 빈틈을 주지 않았다.

1세트가 비로 두번이나 중단된 이날 경기에서 라프터는 초반 서브앤발리가 빛을 발하며 첫 세트를 따냈지만 이후 영리한 샘프라스에게 수를 읽히는 바람에 호주 선수로는 13년만에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한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샘프라스는 우승상금으로 72만달러, 준우승자인 라프터는 36만달러를 각각 받았다.(런던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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