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첫 증권거래소 20일 역사적 개장

중앙일보

입력

공산주의 베트남에 자본주의의 상징인 증권시장이 한국의 지원아래 20일 역사적인 문을 연다.

베트남은 컴퓨터시스템의 미비로 지연돼 온 증권거래소의 개장식을 오는 20일 호치민시 증권거래소 객장에서 갖기로 하고 관계기관에 초청장을 발송했다.

한국의 기자재와 자문에 의해 만들어져 한국형 증권거래소로 불리는 이 베트남의 첫 증권거래소는 올초 개장예정이었으나 태국에서 들여 온 메인컴퓨터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6개월여 연기됐었다.

베트남 증권당국은 이번 증권거래소의 개장에 가장 많은 지원을 한 한국증권거래소의 박창배 이사장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이욱헌 베트남사무소장 등 한국 관계자들을 대거 개장식에 초청했다.

한국증권거래소와 한국국제협력단은 지금까지 베트남증권거래소 개장에 두 차례에 걸쳐 모두 120만달러(약 14억원)의 자금을 지원, 기자재를 공급했으며 기술자문과 훈련을 곁들였다.

1차로 한국은 지난 96년부터 98년까지 3년간 제도를 만들기 위한 기술자문에 이어 각종 기자재를 공급했고 지난 해부터 올해까지는 120여명의 실무자들을 한국에 초청, 전문기술을 가르쳤다.

또 한국에서 전문가가 현지에 파견돼 직접 기술자문도 하고있다.

호치민시 무역센터안에 만들어진 이 증권거래소는 지금까지 상장이 결정된 2개사와 채권등으로 초기 시장을 이룰것으로 예상되는데 벌써부터 암시장이 조성되는 등 인기를 얻고있어 머지않아 40-50개의 기업이 참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정부는 이미 증권거래를 담당할 5개증권사를 지명해 업무를 시작했으며 조만간 1-2개 증권사가 더 참가할것으로 예상되고있다.

그러나 베트남 증권시장은 외국합작기업들의 투자가 제한되고 베트남 국내유수 기업들은 대부분 국영이어서 엄밀한 의미에서의 시장역할을 하는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비공식 장외시장이 오히려 더 활기를 띨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권쾌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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