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고혈압 "단백질 결함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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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산, 태반이탈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임신 고혈압은 체내의 염분균형을 조절하는 단백질 결함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예일대학 의과대학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의 리처드 립튼 박사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신장세포속에 있으면서 혈액속의 화학 메시지 전달물질들에 반응하는 단백질인 전해질(電解質)코르티코이드 수용체가 변이를 일으키면 임신중 고혈압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이 수용체에 변이가 생기면 임신중 분비량이 100배로 늘어나는 프로제스테론이 수용체와 결합, 혈압을 상승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립튼 박사는 말했다. 립튼 박사는 이는 모든 고혈압의 원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임신중 고혈압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진 최초의 분자 메커니즘이라고 말했다.

립튼 박사는 문제의 단백질이 변이를 일으키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이 새로운 발견으로 프로제스테론과 전해질코르티코이드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연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밝혔다. 이 새로운 발견은 또 보다 일반적인 형태의 고혈압 원인을 규명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사이언스는 논평했다.

립튼 박사가 이 변이 단백질을 처음 발견한 것은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 연구팀이 보내온 이상고혈압 환자인 15세 소년의 혈액샘플에서 였다. 그는 이 변이단백질의 유전적 패턴을 추적한 결과 이를 가진 사람은 일찍 고혈압 환자가 된다는사실을 알아냈다. 또 이 소년 집안의 여성 2명은 모두 5차례 임신을 했고 임신 고혈압으로 조기출산을 해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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