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MS, 국내 게임시장 성공 가능성 있나

중앙일보

입력

하반기 국내 게임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바람''이 불까. MS가 올해 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국내 게임시장에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판매활동을 시작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MS의 게임 매출액 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만 35억원정도를 기록해 PC게임 업계 가운데 매출액 기준 4~5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이보다 약 30%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MS는 하반기에 이미 국내 시장에 출시돼 지난 2년간 10여만 카피의 판매고를 올린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편성, PC게임에 주력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또 게임시장의 성수기인 여름방학을 겨냥,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의 확장판과 액션 게임인 ''멕 워리어4'',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멕 코맨더2''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처럼 MS가 PC게임에 집중하는 이유는 PC 게임보다 성장성이 높은 온라인 게임은 국내 수준이 이미 세계적이며 ''리니지'' 등 국산 온라인 게임이 PC방을 중심으로시장의 80%이상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다는 내부판단 때문이다.

게임관련 전문가들 역시 약 2주전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인 게임인 ''애쉬론즈 콜''이 예상밖의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도 이런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국내 게이머들은 ''애쉬론즈 콜''에 대해 대체적으로 국산 온라인 게임보다 게임진행이 ''어렵다''며 동양의 공동체 문화를 간과해 ''지나치게 미국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MS는 PC 게임의 경우 3백여만 카피판매의 ''신화''를 이룬 ''스타크래프트''에서 알 수 있듯 외국 게임이 충분히 ''승산있는'' 시장으로 보고 있어 시장진입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PC게임에 주력하는 국내 진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현재 MS가 국내 게임시장 진출을 위해 가장 서두르고 있는 것은 ''한글화''작업이다. 이미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의 한글 패치파일을 완성해 이달 중으로 웹사이트나 잡지의 번들 형식으로 제공할 계획이며 하반기 출시할 ''멕''시리즈도 한글판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또 온라인 게임 ''애쉬론즈 콜''역시 채팅까지 한글화를 진행시켜 국내 게이머들을 유인할 것으로 보인다.

MS는 본사차원에서 3년여 전부터 미국내 PC게임 개발업체 10여개를 꾸준히 인수해 기존의 전략게임밖에도 골프, 야구 등 스포츠 타이틀까지 게임 장르를 넓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내년 하반기에는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인 ''X박스''를 출시해 그동안 소니 등 일본 업체가 휩쓸어 온 콘솔 게임시장에도 진출, 게임 플랫폼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이같은 MS의 PC게임을 중심으로 한 국내 게임 시장 진출이 현재 상황에서는 ''윈도''와 같은 지배력을 가질 것이라는 예측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PC게임의 경우 ''스타크''의 아성이 아직 건재하고 후속작인 ''디아블로2''의 기세가 만만치 않은데다가 국내 게임사들의 ''대작''들이 하반기 판매를 앞두고 대거 출시될 예정이어서 게임계의 후발주자인 MS가 이들을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또 MS의 국내 게임 마케팅의 결정권을 미국의 본사가 쥐고 있기 때문에 외국에 비해 유행의 변화가 심한 국내 게임시장과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독특한 PC방 문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이 의심스럽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MS의 한국 게임시장에서의 성공은 한국 소비자들의 성향과 유통시장을 얼마나 정확하게 분석해 이를 마케팅 전략에 적용시킬 수 있는 가에 달렸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