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 포퓰리즘 반대하다 포퓰리즘 전성시대 불러”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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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호 03면

-서울시장 선거 패배를 어떻게 보나.
“한나라당으로선 대실패고 국가는 위험에 빠졌다. 포퓰리즘 반대로 시작한 싸움인데 결과적으론 포퓰리즘 전성시대를 불러왔다. 차라리 민주당이 이겼으면 모르겠는데 이젠 어디로 갈지 모르겠다.”

-왜 졌나.
“청와대가 일등공신이다.”

-어떤 점에서 그런가.
“경제가 어려운데 거기에 대해선 글로벌 경제의 책임을 대통령이 덮어 쓴 측면이 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우리 대통령제가 너무나 제왕적 대통령제 구조를 갖고 있어서다. 내가 도지사 해보니 대통령은 실제로 제왕적이다. 지방자치도 안 된다. 요새는 의원들도 스스로를 권력의 주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 이 권력을 만든 사람도 똑같다. 객체가 돼 있고 청와대의 눈치를 본다. 외부적 글로벌 경제가 한국 경제가 나빠진 원인이라 해도 제왕적 대통령 문화를 고쳐나가지 못하는 것은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극복했다는 게 현 정부의 자랑거리 아닌가.
“성장률이나 일자리는 전임자인 노무현 정부 때만도 못하다. 글로벌 경제 위기 때문인 건 맞다. 운전 솜씨는 좋은데 도로 상태가 안 좋다. 도로가 비포장이고, 날은 저물고, 눈보라가 치는데 신호등도 없다. 아무리 좋은 운전기사라도 어려울 것이다.”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고 보나.
“대통령 사과보다 상당한 물갈이가 우선이다. 대통령 주변부터 인적 대쇄신이 필요하다.”

-김 지사가 보기에 이명박 정부는 성공했나 실패했나.
“성공과 실패란 기준에 따라 달라진다. 어쨌든 현재의 민심은 굉장히 사납다. 주변을 살펴보면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굉장히 어렵다는 게 느껴진다. 제일 큰 것은 경제다. 둘째는 소통이다. 특히 젊은이들과 소통이 안 된다. 셋째는 인사다. 사람을 왜 꼭 저렇게 써야 하나란 비판이 많다. 인사의 폭이 너무 좁다.”

-왜 고쳐지지 않나.
“대통령 주변에 쓴소리 하는 사람이 없다. 청와대의 구성 자체가 그렇게 돼 있다. 과거에 정치를 오래한 대통령들은 주변에 쓴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었다. 동지적 관계가 형성되면 그렇게 할 수 있다. 지금 대통령이 안 하는 것을 강제로 하게 할 방법은 없다. 그래도 한나라당은 할 일이 있다. 한나라당이 대통령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것은 아니니까 우리가 할 일을 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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