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이 당락 가른다” … 강남 학원가 전국서 수강생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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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J 논술학원. 이날 오후 3시부터 이 학원 접수창구 앞은 학생과 학부모 50여 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12일 치러지는 경희대·서강대·성균관대·중앙대 논술고사를 대비해 단 하루짜리 강의를 신청하기 위해서다. 이날 강의는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 저녁식사 시간 없이 진행됐다.

 서울 소재 대학의 수시 2차 논술고사를 앞두고 수능 다음날인 11일부터 강남 일대 논술학원에는 수험생들이 몰리고 있다. 수능 난이도와 등급컷 예측이 들쭉날쭉한 가운데 불안한 수험생들이 논술 준비에 마지막 승부를 걸고 있는 것이다. 대치동의 한 학원 관계자는 “하루 동안 400여 명이 수강했는데 12일부터 서울대와 고려대 논술 강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학원에 빈 강의실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찬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쉬운 수능 때문에 상위권 학생들이 변별력이 없어지자 논술과 면접에서 조금이라도 더 점수를 얻으려고 학원을 찾는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논술학원 강사는 “수능 변별력이 낮아져 내년에는 서울대도 수시 비중을 늘린다던데 학원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논술학원을 찾은 학부모 김모(48)씨는 “학교에서 준비를 안 해줘 할 수 없이 학원을 찾았다”며 “수능 다음에 논술을 치르고 다시 기말고사를 봐야 하는 딸이 불쌍하다”고 했다.

 조효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회장은 “수능의 변별력이 낮아지면 대학들은 논술을 어렵게 낼 것으로 보인다”며 “영어제시문과 함께 인문계 논술은 수리 문제에서 당락이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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