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핵심은 사람, 창조계급이 발전 이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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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리처드 플로리다(54·사진) 토론토대 비즈니스 스쿨 교수는 “경제성장의 핵심 자산은 사람이고, 특히 창조 계급(Creative Class)이 도시와 국가 발전을 이끈다”고 말했다. 10일 테크플러스 둘째 날 연사로 나선 그는 “창조 계급은 도시 분위기를 개방적이고 전문적이게 만들고, 이런 환경이 다시 창조적 인재를 끌어들이면서 자본과 비즈니스도 함께 유입된다”고 말했다. 고급 인재를 끌어들여 머물도록 하는 정책이 도로나 항만, 대형 건물을 짓는 것보다 도시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창조 계급’은 미술가·음악가·디자이너 등 문화예술인뿐 아니라 과학자·창업자·기술자 등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모든 직업군을 포괄한다.

 도시계획 전문가인 플로리다 교수는 베스트셀러 『창조적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들』(2002)에서 ‘창조 계급’에 의한 경제발전론을 펴면서 대중적 지식인으로 자리매김했다. 트위터 팔로어가 13만 명에 달한다. 올 초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트위터 140인(경영 부문 9인)에도 올랐다.

 플로리다 교수는 20세기가 대기업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창의적 공간의 시대라고 진단했다. “과거엔 IBM·GM·포드·삼성·현대 같은 대기업이 모든 걸 지배했지만, 오늘날은 전문가들끼리 모여 교감하고, 아이디어를 이리저리 조합하고 공유하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낸다”는 것이다. 첨단 정보기술(IT) 산업의 요람인 미국 실리콘밸리가 한 예다. 도시는 더욱 커지고 산(産)·학(學)·연(硏)이 모이고 얽히면서(클러스터화) 경제 발전의 핵심 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이와 함께 창의성이 경제성장의 주된 동력이 되기 위한 세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그는 “기술·인재·관용이 조화를 이뤄야 창조적 잠재력이 경제 발전으로 이어진다”면서 “특히 기술과 인재는 언제든 이동할 수 있는 변수이므로 다양성을 존중하는 관용의 문화로 기술과 인재를 붙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금융위기 극복은 금융 제도나 세금 문제, 경기 부양책의 문제가 아니다”며 “우리 모두에게 잠재된 창의성이라는 용광로에 불을 지피는 것이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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