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들여 파일럿 키우면 이직” … 군, 민간항공과 양성비 분담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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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군 조종사들의 민간 항공사 진출이 늘고 있는 가운데 공군이 민간 항공사에 군 조종사 양성 비용 일부를 분담토록 요구할 방침을 세워 논란이 예상된다. 공군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한 해 100명 안팎이 민간 항공사로 이직하고 있는 데 대해 어떤 형태로든 민간 항공사가 양성 비용을 분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공군은 국방부 및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사, 민간 항공사·국토해양부와의 논의를 통해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지난해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민간 항공사가 조종사 1인당 1억원 정도의 분담금을 지급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공군은 숙련 조종사 1명의 양성 비용에 대해 KF-16 전투기 조종사 123억원, F-4 팬텀기 조종사 135억원 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군에 따르면 숙련급 조종사의 2012년도 전역 신청자는 99명으로 2011년도 전역자 66명에 비해 33명 증가했다. 의무복무 기간이 13년에서 15년으로 늘어난 공사 45기가 내년부터 전역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계급별로는 10년차인 대위가 54명으로 최다였고, 15년차 소령이 32명으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민간 항공사 관계자는 “ 이직이 끊이지 않는 것은 군의 근무 여건과 진급 등의 요인도 작용하는 만큼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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