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범어지하상가 ‘예술 거리’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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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대구시 범어동의 범어지하상가. 내년 초 예술의 거리로 꾸며진다. [프리랜서 공정식]

2년째 비어 있는 대구 수성구 범어동 범어지하상가가 예술의 거리로 꾸며진다. 대구시는 이곳에 있는 72개 점포 중 33곳을 내년 초 문화·예술 공간으로 꾸미기로 했다고 밝혔다. 점포마다 그림·도예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설치된다. 또 지역 화가들의 작품을 보여 주는 전시장도 마련된다. 각국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코너도 만든다. 이곳에서는 북미·유럽·남미 등 세계 각국의 예술품 등이 전시된다.

 이와 함께 각국의 잡지 등 정기간행물이나 도서도 비치해 시민들이 빌려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는 이를 위해 최근 주한 각국 대사관에 자료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이후 글로벌 도시 만들기 작업의 하나로 구상했다. 시민들이 세계를 이해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시는 예술의 거리를 전문기관에 맡겨 운영할 방침이다.

 나머지 점포는 영어거리로 만든다. 영어도서관이나 영어 관련 서점, 영어체험시설, 커피숍과 편의점 등으로 임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학습공간으로 활용하면 학생과 학부모가 많이 이용할 것으로 판단해서다. 대구시 김대권 문화예술과장은 “지하상가를 계속 비워 놓을 수 없어 활용 방안을 마련했다”며 “시민 문화공간으로 만들면 주변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범어지하상가는 2006년 11월 착공해 지난해 2월 완공됐다. 공사비로 484억원이 들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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