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6명 중 1명 ‘빈곤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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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 인구 6명 중 1명이 최저생계비 이하로 생활하는 빈곤층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인구의 16%인 4910만 명에 달한다. 통계국이 새로운 기준에 따라 작성한 빈곤층 현황을 7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는 지난 9월 발표한 기존 방식으로 조사한 4620만 명보다 290만 명 늘어난 것이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기존 통계는 금전적 소득만 고려해 빈곤층의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세금 감면이나 지역 물가 등이 소득에 반영된 새 기준을 마련했다. 빈곤층은 최소한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저생계비 이하의 소득을 올리는 가정을 말한다. 4인 가족 기준으로 2만4343달러(약 2725만원)다. 이 기준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15.9%가 빈곤층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통계로는 9%였다. 350만 명이 추가됐다. 이는 기존 조사에선 감안되지 않은 의료비 지출 때문으로 분석됐다. 같은 수입이 있어도 노인은 의료비 지출이 많아 젊은 사람보다 생활이 더 쪼들린다는 얘기다.

이와 달리 18세 미만 어린이 빈곤층은 새 기준 통계가 더 적었다. 일할 연령대인 18~64세 빈곤층 비율도 새 기준에 따르면 15.2%로 기존 13.7%보다 높아졌다. 이는 주로 자녀 양육비와 통근비 때문으로 풀이됐다. 또 히스패닉계 빈곤층 비율은 28.2%로 흑인계 25.4%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 편차도 크게 나타났다. 생활비가 많이 드는 서부는 빈곤층 비율이 19.4%나 된 반면 중서부는 13.1%에 불과했다. 히스패닉계 이민자가 많은 남부도 빈곤층이 16.3%로 평균보다 높았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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