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부실 대학 퇴출 시작 … 명신대·성화대 문닫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7일 명신대와 성화대에 대한 학교 폐쇄 명령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전남 순천의 사립 4년제 명신대와 전남 강진의 사립전문대 성화대의 퇴출이 확정됐다. 다음 달 중순 이들 대학에 대한 학교폐쇄 명령이 내려지고, 대입 정시모집이 중지된다. 두 대학 재학생 3299명은 인근 대학으로 편입된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7일 “중대한 부정·비리가 감사에서 적발된 대학 중 시정요구를 이행하지 않은 명신대와 성화대에 대해 학교폐쇄 방침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장관은 “정상적인 학사 운영이 불가능한 대학에 대해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고 대학교육의 최소한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 엄격하고 단호하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국내 대학 퇴출은 2000년 광주예술대, 2008년 아시아대에 이어 3년 만이다.

 교과부는 다음 달 중순 명신대와 성화대에 학교폐쇄 명령을 내리고 두 대학 재학생 3299명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후속 조치에 들어간다. 명신대에 다니는 7개 학과 537명(재적생 기준)은 전남·광주 지역의 동신대 등 7개 대학의 동일·유사학과로 편입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 실시한 2012학년도 수시모집 합격자 30명은 대학 측이 합격을 취소하고 다른 대학 정시모집 응시를 허용하기로 했다. 성화대 31개 학과에 재학 중인 2762명도 인근 14개 전문대로 편입시킨다.

 법인의 경우 명신대의 신명학원은 목포성신고를 함께 운영하고 있어 법인해산 여부를 추후 검토키로 했다. 법인 이사에 대한 임원취임 승인은 취소한다. 성화대만 운영 중인 세림학원은 학교폐쇄와 동시에 법인도 해산한다. 명신대는 올 4월 교과부 종합감사에서 설립 당시 수익용 기본재산을 허위로 신고하고 수업 일수가 미달하는 학생 2만2000여 명(시간제 등록생 포함)에게 학점을 부여했으며 설립자가 교비를 횡령하는 등의 부정·비리가 적발됐다. 학교 운영 잔고가 없어 지난 6월 교수들에게 월급 13만원씩을 지급했던 성화대도 교과부 감사에서 설립자의 교비 65억원 횡령 등의 비리가 드러났다. 이들 대학은 교과부의 시정요구를 일부만 이행하다 결국 학교 폐쇄가 확정됐다.

 두 대학은 교과부가 발표한 내년도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과 학자금대출 제한 대학에 포함된 바 있다. 이 장관은 “앞으로도 유사 사례에 대해서는 이런 조치를 상시적으로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퇴출이 확정된 두 대학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교육 당국의 결정에 거세게 반발했다. 두 대학은 교과부의 조치에 대해 행정소송에 나서겠다는 입장이 다.

 임기호 명신대 사무처장은 “교과부의 시정사항 17건 중 5건의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의견 조율이나 통보도 없이 퇴출을 결정한 것은 부당한 처분”이라며 “행정소송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학 학생 김성철(23·2년)씨는 “2~3학년들은 당장 어떻게 학교를 옮기라는 말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성화대 김희만 기획처장도 “교과부가 일방적으로 결론을 정해놓고 퇴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소송을 통해 행정 절차의 부당함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성탁·최경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