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저지 촛불문화제’엔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 민주노동당 이정희·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등 야당 지도부도 참석했다. 이들은 “한·미 FTA 비준은 곧 파국”이라며 반대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끝난 뒤 단상에 오른 정 최고위원은 1500쪽짜리 한·미 FTA 협정문을 머리 위로 들어 보이며 “FTA가 날치기 처리되면 (이 협정문이) 사실상 ‘경제헌법’이 된다”며 “협정문 속 내용과 상충되는 국내법은 모조리 불법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도 “대통령이 국민 뜻을 받아 재재협상을 요구해야 한다. (본회의가 예정된) 10일에도 모든 걸 던져 막아내겠다”고 했다.
유 대표는 “참여정부 때 한·미 FTA를 찬성하지 않았느냐며 한나라당으로부터 많은 욕을 먹고 있다”면서도 “참여정부 땐 한국과 미국 모두 FTA가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졌지만 (이명박 정권의 FTA는) 완전한 불평등 조약이 됐다. 욕 먹어도 어쩔 수 없다”고 거들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서울 명동에서 ‘반(反)FTA’ 유인물을 시민들에게 나눠주며 ‘거리 홍보전’을 폈으나 대한문 앞 행사엔 가지 않았다. 이날 생일을 맞았던 손 대표는 정동영 최고위원에게 “당을 대표해 참석해 달라”고 부탁한 뒤 개인일정을 소화했다 한다.
양원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