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서 연쇄테러 150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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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나이지리아에서 경찰서와 군 시설, 교회 등을 타깃으로 한 연쇄 테러가 발생해 적어도 150명이 숨졌다고 AFP통신 등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희생자 대부분은 5건의 자폭 테러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 과격단체 ‘보코 하람(‘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라는 뜻)’은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뒤 “정부가 조직원에 대한 탄압을 멈출 때까지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5일 경고했다. 굿럭 조너선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테러 주모자들을 체포하라고 관계 당국에 지시했다. 당국은 이날 전군과 경찰에 비상경계령을 내렸다.

 연쇄 테러는 이슬람 명절인 ‘이드 알아드하(희생제)’를 이틀 앞둔 4일 발생했다. 북동부 요베주의 주도인 다마투루와 마이두구리 등의 경찰서와 군시설, 교회가 괴한들의 공격 목표였다. 괴한들은 폭탄을 터뜨리고 군경과 총격전을 벌였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탄 테러범들은 경찰서를 대상으로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했으며, 기독교 거주지역에서는 교회 여섯 곳이 폭탄 공격을 받았다.

 현지 언론은 “시내 곳곳의 건물이 화염에 휩싸이고 도로에는 불탄 차량이 즐비했다”며 “다마투루가 순식간에 전쟁터로 변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적십자 관계자는 “연쇄 테러로 도시 전체가 충격에 휩싸였다”며 “조만간 또 다른 테러가 발생할까 봐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 영안실에는 시신이 줄을 이었으며 한 구호단체 관계자는 시신이 150구에 달한다고 말했다. 마이두구리에서도 4건의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 4명이 숨졌으며 군부대도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정부를 상대로 무장투쟁을 벌이고 있는 보코 하람은 북부 무슬림(이슬람교도)와 남부 기독교도로 양분된 나이지리아(인구 1억6000만 명)에서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은 2009년 무장봉기를 일으켜 800여 명을 살해하는 등 군경과 정치인, 종교인에 대한 테러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수도 아부자의 유엔 건물에 차량 폭탄 공격을 감행해 24명을 숨지게 했다. 조직 내 강경파는 이슬람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북아프리카 지부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올 들어 나이지리아에서 329명이 보코 하람에 의해 희생됐다고 전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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