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서울마라톤] 재미동포 조재길 “고향땅 원없이 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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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땅을 원없이 달려봤다. 비 내리는 서울이 아름다웠다.”

 조재길(68·사진) 미국 LA 카운티 세리토스 시의원(민주당)은 마라톤 매니어다. 2009년 10월 롱비치 국제마라톤대회를 시작으로 2년 동안 하프코스 네 차례, 풀코스 다섯 차례를 뛰었다.

이번 중앙서울마라톤은 조 의원의 여섯 번째 풀코스 완주 대회이자 고향에서 뛴 첫 마라톤이다. 그는 자신의 최고기록인 4시간20분22초에 완주했다.

 조 의원의 아버지는 “우리 집안에 나이 예순을 넘긴 남자가 드물다. 끊임없이 건강을 살피라”는 말을 자주 했다. 아들은 아버지가 2008년 12월 작고한 뒤에야 생전에 들은 말을 되새겼다. 조 의원은 곧 마라톤클럽인 ‘이지러너스(Easy Runners)’에 가입했다. 6개월 만에 하프코스를 완주했고, 1년 만인 이듬해 LA 마라톤대회에서 42.195㎞를 완주했다. 개인 최고기록은 4시간47분.

 조 의원은 서울대 사범대학을 졸업한 뒤 1974년 미국에 건너갔다. 환경미화원부터 부동산업까지 닥치는 대로 일했다. 형편이 나아지자 한인이 미국에서 권리를 행사하려면 주류정치에 입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2002년 시의원에 도전했다 낙선했고, 3년 뒤 200표 차이로 또 고배를 마셨다.

 조 의원은 “풀코스를 뛰다 보면 19㎞와 35㎞ 지점에서 고비가 온다. 시련을 극복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고 했다.

2전 3기. 2007년 시의원에 당선된 그는 지난 3월 재선에도 성공했다. 지난 2일 부산에서 열린 세계한상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고국을 찾은 조 의원은 11일 출국한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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