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면 반란 “라면시장에 절대 강자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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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한국 야쿠르트가 8월 출시한 ‘꼬꼬면’이 국내 라면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올 3분기 한국 야쿠르트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 늘었다. 업계 평균 6.4%의 세 배 가까운 성장률이다. 상반기 한국 야쿠르트 라면 매출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수치다. 꼬꼬면은 출시 한 달 만에 900만 개가 팔렸고, 지난달엔 무려 1750만 개가 판매됐다. 석 달 만에 총 4000만 개를 팔아치웠다. 그런데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품절 라면’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꼬꼬면 인기와 더불어 또 다른 흰색 국물 라면인 삼양식품 ‘나가사끼 짬뽕’도 상승세다. 상반기 마이너스 7%대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삼양식품은 나가사끼 짬뽕의 선전에 힘입어 성장률 감소폭을 3%대로 줄였다. 7월 말 출시된 나가사끼 짬뽕은 8월까지 300만 개 팔리는 데 그쳤으나, 꼬꼬면의 인기에 힘입어 9월에 900만 개, 10월에는 1400만 개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이들 라면의 인기는 대형마트 매출 순위에서도 확인된다. 이마트 집계 결과 지난달 꼬꼬면 매출은 라면업계의 절대 강자 ‘신라면’의 38%를 기록했다. 이마트에서 신라면이 10개 팔릴 때 꼬꼬면 4개가 팔린 셈이다. 비교적 물량 공급이 원활한 나가사끼 짬뽕의 경우 지난달 이마트 라면 판매 순위에서 신라면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삼양식품의 대표 장수 라면인 ‘삼양라면’보다 나사가끼 짬뽕의 판매량이 더 많다. 이마트 관계자는 “꼬꼬면의 공급 물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나가사끼 짬뽕이 대체 상품으로 인기를 끌면서 흰색 국물 라면 전체 시장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흰색 국물 라면의 인기는 전체 라면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상반기 라면시장 성장률은 3.7%였지만 꼬꼬면이 등장한 3분기엔 6.4%로 두 배 가까이로 높아졌다. 특히 서울 지역 소비자들의 라면 소비가 늘었다. 롯데마트 집계 결과 지난달 서울 지역 봉지라면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9%가 늘었다. 이는 전국 평균 증가율 5.1%의 4배에 달하는 수치다. 서울 지역의 라면 소비가 전국 평균보다 높아진 것은 꼬꼬면이 출시된 8월 이후다. 그전까지는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꼬꼬면의 경우 아직까지도 서울·수도권 지역에서 품절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며 “유행에 민감한 이 지역 소비자들이 흰색 국물 라면을 많이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꼬꼬면 열풍을 이어나가기 위해 한국 야쿠르트는 이달 말과 다음 달 말에 생산라인 1개씩을 추가해서 현재 월 1400만 개인 생산량을 2500만 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지난달 26일 생산라인을 추가해서 월 2000만 개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특히 꼬꼬면의 경우 물량 공급이 늘어나는 올겨울 이후엔 매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야쿠르트와 삼양식품의 컵라면 시장도 활발하다. 한국야쿠르트는 최근 ‘왕컵 꼬꼬면’을 출시했으며 이달 중 대형마트에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삼양식품은 지난달 26일 ‘큰컵 나가사끼 짬뽕’을 출시해 한 달 만에 250만 개의 판매고를 올렸고, 지난 1일엔 소형 컵 크기의 ‘컵 나가사끼 짬뽕’을 선보였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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