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반대” 서울시청서 철야농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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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시의 뉴타운·재개발 사업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3일 밤 늦게까지 서소문 시청 로비에서 농성을 했다. 이들 20여 명은 “박원순 시장을 만나 우리 입장을 전달하기 전까지 농성을 풀지 않을 것”이라며 “철야농성을 한 뒤 아침에 출근하는 박 시장을 만나겠다”고 말했다. 은평·상계 등 뉴타운 사업지역과 재개발지구 주민 200여 명은 이날 오후 3시쯤 시의회에서 도시관리위원회가 주최한 뉴타운 사업 관련 토론회에 방청객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이들은 토론회 자료를 본 뒤 “오세훈 전 시장 시절 나왔던 것 이상의 대안이 없다”며 고성을 내기 시작했고 이어 서소문 별관 1층 로비로 몰려가 오후 4시쯤부터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 중 10여 명은 시장 집무실이 있는 7층으로 올라가기 위해 승강기를 타려다 청경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물러나기도 했다. 주민들은 “시민단체에 몸담던 시절 시위에 수없이 참석한 박 시장이 시장 자리에 오르자 돌변해 우리를 만나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동대문구 전농뉴타운 주민 고은복(57)씨는 “우리도 시장 혼자 힘으로 지금 당장 사업을 백지화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뉴타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공약을 지키겠다는 입장만 확인하고 싶을 뿐인데 대표자 면담도 이뤄지지 않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의 한 직원은 “시민단체 경력이 있는 시장의 스타일을 잘 몰라 경찰을 부르지 않았다. 앞으로 이런 사태가 자주 일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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