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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도 수수료 인하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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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금융권의 ‘탐욕’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은행과 카드사에 이어 증권업계도 수수료 인하에 나섰다. 금융투자협회도 31일 위탁매매수수료를 낮추고 신용융자 연체 이자율에 관한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수수료 인하의 방아쇠를 당긴 건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이다. 두 곳은 주식투자자와 증권사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회원사에서 받는 거래수수료를 면제했다. 지난해 3256억원의 거래수수료 거둬들인 거래소는 올해 8월까지 2673억원을 징수했다.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하나대투증권 등은 거래소 등의 수수료 면제 조치에 발맞춰 연말까지 주식과 선물, 지수옵션 매매 수수료를 내리기로 했다. 회사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수수료 하락폭은 주식 0.0046~0.0054%p, 지수선물 0.0003~0.00044%p, 옵션 0.012~0.013%p 등이다.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은 수수료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수수료 인하와 관련해 증권업계의 볼멘소리도 나온다. ‘출혈경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낮아진 수수료를 더 내리는 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온라인 매매 수수료가 0.015%까지 내려가는 등 수수료는 제로(0)에 가깝다”며 “수수료가 주요 수입원인 증권사는 은행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수료보다 오히려 주식을 팔 때 내는 거래세(0.3%)가 더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투자에서 손실을 봤을 때도 세금을 떼가는 것은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회계연도별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은 2008년 6조7000억원, 2009년 8조원, 2010년 8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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