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심장학의 1인자 아산병원 박인숙 교수 “어린이 선천성심장병 관심 점점 줄어 걱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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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바보의사’로 통해요. 멍청하다(stupid)는 것은 아니고 전형적인 데서 약간 벗어났다는(atypical) 의미로 그렇게 부른다고 해요.”

 전공인 어린이 심장병 외에도 세상사에 관심이 두루 많은 서울아산병원 소아심장과 박인숙(62·사진) 교수가 28일 삼성비추미상 별리상을 받는다. 소아심장학의 제1인자로 선천성 심장병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어린 생명을 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또 그는 의료체계 선진화와 의료 분야의 제도적 모순 개선에 앞장서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봉사에도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베일러의대 부속 아동병원과 텍사스 심장병원에서 소아심장과 임상조교수로 근무하던 박 교수는 1989년 어린 심장병 환자를 돌보고 후학 양성을 하기 위해 귀국했다.

 선천성 심장병 학계에서 교과서로 인정 받는 『선천성 심장병』을 저술하기도 했다. 그는 “그 책은 넷째 아이(실제 자녀는 셋)와 같은 존재다. 최근엔 영문판을 직접 쓰고 있는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진도가 잘 안 나간다”고 말했다.

 박 교수의 평생 연구 대상인 어린이 선천성 심장병은 한때 사회 문제로 크게 부각됐으나 요즘은 협심증·심근경색 등 후천성 심장병에 밀려 대중의 관심에서 다소 멀어지고 있다. 이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박 교수는 그동안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희귀난치성질환자·장애인·미혼모 등을 돕기 위한 자선음악회를 여러 차례 개최했다. 해외 의료 봉사에도 나서 캄보디아에서 치료가 필요한 어린이 20명을 서울아산병원으로 초청해 심장수술을 받도록 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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