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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소프트웨어 기술 상당한 수준

중앙일보

입력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로 여러 산업분야에서 남북간경제협력이 본격 추진될 전망인 가운데 북한의 소프트웨어(SW) 기술이 이미 상당한수준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특히 이 분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남한의 경우 최근 IT(정보기술) 산업의 급팽창으로 소프트웨어 인력이 절대 부족한 상황이어서 남한의 기술 및 자본과 값싼 북한의 고급 인력이 접목될 경우 우리민족이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 강자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북한의 소프트웨어 기술 수준을 보면 워드프로세서 등 기본 분야는 물론이고 인공지능인식, 각종 제어분야, 자연어 처리시스템, 의료정보시스템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미 지난 94년 북한의 워드프로세서인 `창덕'이 나왔을 당시 우리의 아래아한글과 훈민정음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최근에는 윈도용 버전이 나왔는데, 이 프로그램은 우리말을 영어 알파벳으로 소리나는데로 입력하면 한글이 모니터에 새겨지기 때문에 외국인들에게 인기를 끌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은별컴퓨터센터가 개발한 바둑프로그램인 `은별'이 지난 88년과 99년 연거푸세계 컴퓨터바둑 대회에서 1위를 차지,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가장 경쟁력을 갖춘 소프트웨어는 인식시스템 관련 분야로 꼽힌다. 실제로 이번 남북 정상회담 기간에 북한의 조선컴퓨터센터에서 마이크로 말을 하면 정확히 글자가 모니터에 입력되는 음성 인식 프로그램이 선보여 남측 방문객들을 놀라게했다.

또 최근 남한에서 주목받고 있는 홍체인식, 지문인식 등 분야에서도 북한이 이미 앞선 기술을 갖고 있으며 이밖에 항공, 해상관제 분야 및 최근에는 애니메이션분야에서도 상당한 발전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은 일본을 비롯해 유럽, 중동 지역에 소프트웨어 수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처럼 북한의 소프트웨어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게 된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집권후 이 분야를 정책적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과학원을 중심으로 조선컴퓨터쎈터(KCC), 평양프로그램쎈터, 은별컴퓨터 기술무역쎈터 등 국책 연구기관이 기술 개발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98년에 김일성종합대학에 `콤퓨터과학대학'이라는 단과대학을 신설하면서 주요 대학에 컴퓨터학과를 개설됐으며 중.고등학교에서까지 소프트웨어 기술개발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포항공대의 박찬모 교수는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와 달리 큰 자본 없어도 우수한 두뇌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특성이 있다"며 "북한의 우수한 과학자들이 밤잠을 안자며 노력한 결과 일부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박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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