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양지영 삼성생명 입단, 엄마 딸 아니랄까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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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신인드래프트 2순위로 삼성생명에 지명된 양지영(오른쪽)과 어머니 문경자씨. [연합뉴스]

여자 프로농구에 ‘모녀 삼성생명’ 가족이 탄생했다.

 양지영(18·숙명여고·1m80㎝)은 25일 서울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여자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이호근 삼성생명 감독이 자신을 호명하자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기뻐했다. 어머니 역시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양지영은 올해 고교 대회 열아홉 경기에 출전해 평균 15.8점, 리바운드 6.3개를 기록한 선수다. 1순위 지명을 예상한 이도 많았다. 그러나 양지영은 1순위보다 삼성생명 유니폼을 더 원했다. 이유가 있다.

 양지영의 어머니는 1984년 LA올림픽 여자 농구 은메달리스트 문경자(46)씨다. 문씨는 삼성생명의 전신인 동방생명에서 뛰었다. 대만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농구를 시작했다. 중학교 1학년이던 2006년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농구 입문을 허락받았다.

 행운도 따랐다. 지난 5월 박언주를 우리은행에 내주고, 신한은행과 1대1 트레이드로 지명권 두 장을 양도받은 삼성생명이 지난해 성적 역순으로 진행된 추첨에서 1·2순위 지명권을 동시에 행사하게 됐다.

 양지영은 “삼성생명에 오게 돼 영광이다. 열심히 노력해서 어머니처럼 국가대표로 뛰고 싶다”고 말했다. 어머니 문씨는 “딸이 삼성생명으로 가게 돼 남다르고 기쁘다. 뽑아준 팀에 감사 드린다. 꼭 필요한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전체 1순위로 박다정(18·인성여고·1m72㎝)이 삼성생명에 지명됐다. 올해 열린 여자프로농구(WKBL) 총재배, 대통령기 대회에서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상 등 개인상을 휩쓴 유망주로 포인트 가드와 슈팅 가드를 모두 맡을 수 있다. 박다정은 “최대한 빨리 프로에 적응하겠다”고 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전체 참가 선수 19명 중 12명이 프로에 진출했다. 이들은 정규리그 2라운드가 시작되는 10월 31일 경기부터 출전할 수 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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