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 '황사돌풍' 일으키는 중국용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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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용병들이 한빛은행배 2000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개인기록 상위권을 휩쓸고 팀순위를 좌지우지하는 등 거센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용병들은 국내 선수들에 비해 스피드가 현격히 떨어지고 경기방식이 판이한 국내코트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지 의문시됐던 당초 우려를 씻어내며 여자프로농구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이같은 추세로 미뤄볼때 올시즌 MVP를 중국용병이 차지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중국대표팀 센터인 천 난(금호생명 팰컨스)이 태풍의 눈. 드래프트 1순위로 지목된 천 난은 14일 현재 득점(평균 24.40점)과 리바운드(평균 16.00개), 블록슛(평균 2.60개) 부문에서 단독선두에 나섰다.

천 난은 13일 삼성생명 비추미와의 경기에서 20득점, 18리바운드를 기록해 19득점, 5리바운드에 그친 국내 최고의 센터 정은순의 포스트플레이를 압도했다.

천 난은 올시즌 강력한 우승후보인 신세계와의 대결에서 정선민을 16득점, 7리바운드로 묶고 자신은 배 가까운 33득점, 16리바운드를 기록해 정은순-정선민의 명성을 무색케했다.

금호생명은 천 난을 앞세워 12일 창단 13일만에 한빛은행을 상대로 첫 승을 거두는 개가를 올렸고 게임마다 초반기세를 장악하는 등 기존 5개 구단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떠올랐다.

중국대표팀 센터를 역임한 마청칭(국민은행)과 량 신(한빛은행)도 득점부문 7위와 8위에 랭크됐고 두뇌플레이에 능한 가드 지앙쉬(금호생명)는 어시스트 3위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지난해 중국 갑급(1부)리그 3점슛왕 장 줴(신세계)는 옥은희(현대건설)에 이어3점슛부문 2위를 달리는 등 중국용병들이 개인타이틀 각 부문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신동파 대한농구협회 전무이사는 "용병들이 예상보다 빨리 국내무대에 적응해좋은 경기를 펼치고 있다"며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뽑아내는 결과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문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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