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부잣집 아기, 한국산 신발 신고 어린이집서 귀한 대접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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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품을 단속한다는 북한 당국이 요즘 경제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당 자금을 마련한답시고 한국산 물품을 몰래 팔고 있다. 돈 많은 친척이나 지인들에게 달러를 받고 국산 유아용품이나 화장품 등을 판매해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22일 대북매체 열린북한방송에 따르면 최근 평양 소식통은 "대남 사업을 관할하는 중앙당 통일전선부(통전부)가 당 자금 마련이라는 명목으로 평양 선교구역 장충 1동에 있는 모 건물에서 한국 상품을 몰래 판매하고 있다"며 "보안서에서 단속을 나가도 한마디 말도 못하고 돌아간다"고 전했다. 서슬 퍼런 통전부에서 관할하는 데다 고객들도 권력 있는 부유층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함부로 잡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한국산 유아용품과 주방용품, 임산부 옷, 이동식 불고기판, 텐트용 화식기재(버너)까지 꽤 다양한 물품이 거래되고 있다. 모 국산 브랜드 상표가 붙은 15달러(1만7000원)짜리 아기 신발은 없어서 못 팔 지경이고, 아기 리본도 불티나게 팔린다. 남자화장품은 40달러(약 4만6000원), 텐트용 화식기재는 50달러(약 5만6000원)정도에 팔린다.

통전부까지 나서 한국 물건을 판매하는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아무리 위에서 단속을 해도 한국 상품들은 북한 상·중류층 에게 인기가 높다"며 "특히 젊은 세대들이 한국산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한국 옷을 입으면 그 사람의 인기가 단번에 올라가며 아기들도 한국 옷을 입으면 부잣집 아이로 인식돼 어린이 집에서도 더 잘 봐준다는 것이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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