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정예 ↔ 인해전술 ‘트위터 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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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나경원 트위터 전사 : 정옥임·강승규·조전혁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21일 TV토론에서 설전을 벌였다.

 ▶나 후보=박 후보가 트위터에 ‘나 후보는 이미 시행 중인 스쿨존 금연구역을 또 하겠다는 건가요?’라는 글을 올렸는데, 제 공약이 뭔지 아느냐.

 ▶박 후보=내용은 자세히 모른다.

 ▶나 후보=박 후보가 트위터에 글을 올린 것 아니냐. (트윗을) 직접 안 하는 것이냐.

 ▶박 후보=일일이 다 파악 못했다. 내가 올린 것이 아니라 정책 사업단이 있기 때문에 거기서 분석해서 올린 것일 거다.

 이 장면을 본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은 트위터에 “박 후보 답변, ‘일일이 다 파악 못했다’네요. 정책 검증과 정직성이 중요한 것 아닌가요?” “트위터 취지는 자기가 글을 올려 서로 소통하는 게 아닐까요? 진정성과 정직의 문제이기도 하겠지요”란 글을 올렸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영역에서도 두 후보 진영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나·박 후보 측에선 ‘트위터 전사’들이 나서 상대 후보의 약점을 비수처럼 파고들고 있다.

박원순 트위터 전사 : 이외수·공지영·조국·김여진·정혜신·신경민·임옥상

 트위터에선 박 후보 측 활동이 보다 활발한 편이다. 박 후보 선대위 관계자는 “나 후보에 비해 오프라인 조직력이 약한 만큼 트위터 등을 활용한 SNS 선거운동에 많은 에너지를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위터 선거운동엔 박 후보부터 적극적이다. 그는 하루에 20~30여 개의 글을 트위터에 올리고 있다. 출마 선언 후 팔로어 수는 5만여 명이 늘어 현재 15만여 명에 달한다. 정치인 중에선 25만 명의 팔로어를 가진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에 이어 2위다. 그러나 박 후보도 자인했듯 일부 트윗은 본인이 아닌 다른 이들이 대신 해주는 걸로 드러나 한나라당의 공격을 받고 있다.

 박 후보의 선대위 멘토단엔 트위터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가 다수 포진했다. 이외수(소설가)·공지영(소설가)·조국(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김여진(영화배우)·정혜신(정신과 의사)·신경민(전 MBC 앵커)·임옥상(서양화가)씨 등 멘토 7명의 팔로어 수만 151만3855명에 이른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팔로어(96만4583명)를 가진 이외수씨는 지난 16일 트위터에 “한사코 타인의 흠집 내기에 전념하다 보면 한사코 자신의 흠집도 드러나기 마련이다 ” 며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공세를 꼬집는 글을 띄웠다. 공지영씨는 21일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글(‘박 후보 공약 중에 젤 맘에 드는 건 많이 만나고 열심히 듣겠다는 겁니다’)을 트위터로 전파했다. 조국 교수는 "선거날 출근시간 늦춰주거나 퇴근시간 당겨주는 ‘착한 회사’는 자랑질해달라”며 투표를 독려했다. 김여진씨는 20일 “피부관리 1억. 머리로는 그래, 개인사니까 해도, 가슴은 철렁, 내려앉는다”고 썼다.

 한나라당 내에서 가장 열심히 활동하는 ‘트위터 전사’는 정옥임·강승규·조전혁 의원이다. 정 의원은 나 후보 선대위에서 미디어본부장을 맡으며 SNS 선거운동을 지휘하고 있다. 그는 19일 나 후보의 토론 제의를 박 후보가 기피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토론 울렁증. 자신감 결여? 실체가 벗겨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말솜씨가 좀 어눌해도 당당하게 나가야 하는 거 아닌가요?”라고 꼬집는 트윗을 남겼다. 나 후보 비서실장인 강 의원은 21일 피부과 논란과 관련해 “나 후보를 ‘연회비 1억원짜리 피부과 고객’으로 둔갑시키고 있다. 두바이 7성급 호텔에서 커피 한 잔 했더니 하룻밤 1000만원짜리 고객으로 둔갑시키는 꼴이다”란 트윗을 올렸다. 조 의원은 18일 TV 토론에서 박 후보가 “나 같은 사람에게 공격하는 건 잘못이다”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과 관련해 “박원순의 ‘과대망상’…‘나 같은 사람한테 어떻게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느냐, 찬사는 못할망정 그렇게 비판할 수 있느냐’…하긴 평생 남 비판만 했지 비판 들어보질 못했으니…끌끌”이라고 야유하는 글을 썼다.

한나라당 김정권 사무총장은 요즘 의원들에게 열심히 전화를 돌리면서 “트위터 영역에서 열세인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강기헌·김경진 기자

나경원 후보 트위터 현황 @Nakw

▶ 트윗 수 : 817개

▶ 팔로잉 수 : 2만2433명

▶ 팔로어 수 : 5만1173명

▶ 게시글 수 : 2766개

▶ 사진 수 : 43개

박원순 후보 트위터 현황 @wonsoonpark

▶ 트윗 수 : 9380개

▶ 팔로잉 수 : 3만2858명

▶ 팔로어 수 : 15만319명

▶ 게시글 수 : 6520개

▶ 사진 수 : 81개

※21일 오후 5시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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