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기 살아남은 말썽꾸러기 동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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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의 매력은 상상력이다. 미처 생각지 못했던 환상의 세계를 만난다는 점이 어린이들을 책 속으로 끌어들인다.

프랭크 바움의 〈오즈의 마법사〉나 20세기판 〈오즈의 마법사〉로 일컬어지는 조앤 롤링의 〈해리 포터 이야기〉는 모두 상상력의 진수를 보여주는 소설들이다.

독일작가 막스 크루제의 〈우르멜의 신나는 모험이야기〉시리즈(김서정 옮김.중앙M&B.각 권 6천원)도 이런 범주에 속하는 어린이 동화다. 1969년 1권이 출간된 이래 모두 11권이 나온 이 소설은 등장인물부터 작품배경.사건 모두 상상력으로 가득하다.

주인공 우르멜은 긴 꼬리에 하마 코를 가진 공룡과 닮은 상상 속의 동물. 동물들에게 말을 가르치는 하바쿡 티바통 교수가 우르멜의 존재를 주장하다 미치광이 취급을 받아 적도 바로 아래 남태평양에 있는 조그만 섬 티티부에 자리잡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섬에는 더러운 것을 참지 못하는 돼지 부츠와 건망증이 심한 넓적부리 황새, 성질이 급한 펭귄 펭, 외로움을 느끼는 바다코끼리 등 말을 할 줄 아는 동물들이 모여 산다.

어느날 거대한 빙하가 떠내려온다. 그 속에는 수백만년 전 빙하기 때 얼어버린 우르멜 알 하나가 들어 있었다. 적도의 열기에 얼음이 녹고 마침내 우르멜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우르멜과 친구들의 모험이 펼쳐진다.

우르멜은 가는 곳마다 문제를 일으키는 말썽꾸러기지만 미워할 수 없는 귀염둥이이기도 하다. 독일판 '아기 공룡 둘리' 인 셈이다.

1권은 우르멜을 비롯한 여러 등장인물의 성격을 보여주는 다양한 에피소드로 채워졌고, 2권과 3권은 각각 외계인과 바다 속 괴물과 만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담았다.

현재 〈얼음나라에서 온 우르멜〉과 〈우르멜, 외계인과 친구가 되다〉〈바다 괴물을 만난 우르멜〉등 세 권이 나와있고 오는 9월까지 10권이 모두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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