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이나 전문 바 고급시장 공략 힘써"…글렌피딕 데이빗 그랜트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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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술을 음미하고 즐기는 음주 문화가 정착되고 있는 만큼 폭탄주 문화는 차츰 사라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

세계 최대의 몰트 위스키 메이커인 스코틀랜드 글렌피딕의 데이빗 그랜트 회장(61)은 최근 내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세계 위스키 시장 전망 등을 설명했다.

- 위스키 시장의 이슈는.

"전체 술 시장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어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생각 된다. 그러나 이중 고급 위스키 시장은 고급화 추세를 타고 갈수록 인기가 있어 15년 이상된 원액의 경우 부족 사태마저 우려되고 있다. "

- 한국 시장을 어떻게 보나.

"솔직히 한국 시장은 당분간 씨그램(시바스리갈).얼라이드더멕(발렌타인).디아지오(딤플) 등 3대 위스키 메이저의 각축장이 될 것이다. 한국에서도 고급화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12년 이상 된 고급 제품의 수요가 갈수록 늘 것으로 보인다. "

- 폭탄주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귀한 위스키를 폭탄주로 섞어 마시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그러나 이런 문화를 소비자의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위스키 판매회사 또한 건전한 음주문화 정착을 위한 홍보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

- 한국에서는 요즘 최대의 재벌인 현대그룹의 오너 3부자 퇴진 이야기가 큰 이슈다. 기업인으로서 전문경영체제와 오너 경영체제의 장단점을 말해 달라.

"나도 5대째 '세습 경영' 을 하는 오너 경영인이다. 전문 경영.오너 경영 모두 장단점이 있다. 따라서 '둘 중 어떤 것이 좋다, 나쁘다' 라고 이분법적으로 단언하기는 힘들다. 다만 경험상 오너 경영은 장기적인 일관성을 유지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데 다소 유리한 체제라고 생각한다. "

- 한국 시장 진출 계획은.

"슈퍼.할인점 등을 중심으로 한 대중 판매보다는 우선 호텔과 전문 바 등 특정 계층에 대한 공략에 힘써 고급화와 차별화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글렌피딕은 전세계 몰트 위스키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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