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문 LLP회장, '아시아 과학기술 회의' 서 기조연설

중앙일보

입력

이종문(李鍾文.72) 실리콘밸리 R&D펀드 LLP 회장이 6일 도쿄에서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이 주최한 ''아시아 과학기술 회의'' 에 참석, ''정보기술(IT) 과 아시아의 미래'' 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재미 한인 벤처기업인의 대부 격인 李회장은 1928년 서울에서 태어나 43년간 미국에서 활동해 왔다. 82년 다이아몬드 멀티미디어 시스템스를 창업해 95년 나스닥에 상장시켰다.

지난 4월 LLP를 설립, 회장에 취임한 뒤 세계적 수준의 벤처 캐피털로 육성하기 위해 직접 경영에 나서고 있다. 李회장은 96년 미국내 21위의 자선사업가로 선정되기도 하는 등 사회사업에도 열심이다.

다음은 강연요지.

"인터넷이 아시아에서 혁명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러나 물리적 인프라만 잘 갖춘다고 해서 변화가 간단히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우선 정부가 앞장서서 이끌고 민간이 뒤에서 미는 식으로 나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경제 시스템의 판을 새로 짜려면 전통산업에 도전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속속 개발되고 성공해야 한다. 뉴비즈니스가 성장하는 과정에는 갖가지 장애물이 있는데 이는 기업가 정신으로 극복할 수밖에 없다.

벤처정신을 갖춘 기업가는 다른 사람들이 해답을 찾지 못하는 곳에서도 비전과 문제해결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가 정신은 과학이라기보다는 창조 활동에 가깝다. 실리콘밸리가 기업가 정신을 배양했듯 아시아도 아시아판 기업가 정신을 발전시키는데 과감히 나서야 한다. 아시아 젊은이들이 스스로의 능력으로 기업가 정신을 꽃피울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아시아인으로서의 책무다.

물론 실리콘밸리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 그러나 그 자체가 아시아에 딱 들어맞는 모델이 될 수는 없다. 최근 한국.일본 등에서 실리콘밸리와 같은 모델을 만들어 내려는 정부 주도의 벤처열기가 한창이다. 그러나 2~3년 후면 밑바닥에서부터 일어난 민간 섹터가 새로운 벤처 혁명을 주도할 것으로 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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